냄비는 균형이다

나의 사전 100_ Day 25. 냄비

by 수인살롱


냄비는 균형이다.


양수냄비보다 편수냄비를 즐겨 쓴다. 양쪽에 손잡이가 달린 냄비는 두 손을 모두 써야 되지만, 가운데 손잡이 하나만 달린 편수냄비는 한 손으로 충분하다. 한 손은 냄비 손잡이를 잡고, 다른 한 손은 자유롭게 쓴다. 양념을 하거나, 국자를 들 수 있다. 심리적 여유가 생긴다. 한 손이 자유롭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안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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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도 그렇다. 무언가를 배우겠다고 마음먹으면 두 손을 꽉 쥐듯 모든 것을 쏟아붓고 싶어진다. 완벽하게 이해하고, 빠른 성과를 내고, 남들보다 앞서가고 싶다. 그렇게 두 손을 다 써버리면 쉽게 지친다. 다른 가능성을 붙잡을 여유도 사라진다.


성장은 한 손을 남겨 두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한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질문할 여백을 남겨 두는 것. 당장의 정답을 움켜쥐기보다, 다음 움직임을 위해 공간을 확보하는 것. 그래야 배움은 확장 된다. 편수냄비처럼 한 손은 단단히 잡고 다른 한 손은 비워 두어야 한다. 가능성을 열어 두는 삶. 균형이 우리를 더 오래, 더 멀리 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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