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리조트

발리를 닮은 푸꾸옥 리조트

by SUKAVIA

멜리아 그룹은 스페인에서 시작한 글로벌 호텔 그룹으로, 동남아시아에서도 꽤 적극적으로 확장해 온 브랜드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발리에는 멜리아가 운영하는 리조트가 꽤 있다. 어쩌다 보니, 발리가 아닌 푸꾸옥 멜리아에 머물게 되었다. 더 이상, 본사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는 듯한 분위기를 느낀,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리조트에서의 짧지만 강렬했던 시간을 공유한다.

솔바이멜리아19.png


Sol by Melia Phu Quoc by SUKAVIA



롱비치 푸꾸옥. ⓒ SUKAVIA 2026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솔 비치 하우스 푸꾸옥 바이 멜리아 호텔스 인터내셔널' 구글 지도에 표시된 숙소의 명칭이다. 멜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으로 되어있다. 무엇이 되었건 하나로 통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만,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솔(Sol)이다. 멜리아 브랜드 중 가장 낮은 카테고리를 의미하는 '솔(Sol)'이다.



무료 셔틀버스. ⓒ 2026ⓒ SUKAVIA 2026



이번 푸꾸옥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낸 리조트가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솔 바이 멜리아'였다는 사실을 통해, 여행이라는 것이 얼마나 의외성이 많은 일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리조트. ⓒ 2026ⓒ SUKAVIA 2026



푸꾸옥으로 떠나기 전 나는 꽤나 성실하게 리조트들을 조사했다. 여행의 목적이 휴양이었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이 섬에는 리조트가 과할 정도로 많고, 각각은 자신이 가장 평온한 휴식의 장소라고 주장하곤 했다. 문제는 그 주장들이 모두 그럴듯해 보인다는 점이다. 여기에 실제 다녀온 여행자들의 후기를 보면 더욱 신뢰가 간다. 물론 후기를 평점이 가장 낮은 순으로 해서 볼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그 어떤 숙소도 예약을 하지 못하게 되니 주의를 해야 한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최신, 별표가 높은 후기만 보기로.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리조트. ⓒ 2026ⓒ SUKAVIA 2026



그래서 나는 단순한 방식으로 푸꾸옥 숙소를 정리하기로 했다. 1박 숙박 요금을 기준으로 상, 중, 하. 이렇게 세 가지 가격대의 숙소에 묵어보는 것이었다. 여행작가에게는 나쁘지 않은 실험이기도 했다. 결과는 예상 밖. 가장 즐거웠던 곳은 가장 낮은 가격대의 리조트였다. 그곳은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였다.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리조트. ⓒ SUKAVIA 2026



여기서 한 가지! 여행 시점은 푸꾸옥의 건기 중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3월. 그만큼 숙박 요금은 평상시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었다.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이 1박에 20만 원이라는 사실. 물론 이 가격에 실물을 본다면 십중팔구 실망하겠지만 성수기엔 그렇다고 치자.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이 1박에 20만원 수준이니, 그 보다 윗 단계인 풀만 푸꾸옥, 인터컨티넨탈 리조트와 같은 곳들은 1박 요금이 40만 원, 60만 원을 호가하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솔 바이 푸꾸옥이 싸게 느껴졌다.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메인풀. ⓒ SUKAVIA 2026



비가 내리는 우기 혹은 비수기에 방문했다면,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정도는 분명 10만 원 대 초반이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가성비'라 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말하자면, 객실 컨디션이 특별히 훌륭하지도 않았고, 서비스가 감동적이었던 것도 아니다. 체크인 과정은 너무나 느긋했고, 객실 어딘가에는 꿉꿉한 냄새도 났고 여기저기 미묘하게 리조트의 세월이 느껴졌다. 대형 물통은 깨끗하다면 대박이지만... 아무튼 장점보단 단점이 더 많은 곳이다. 장점이라고 할 것도 딱히 없지만...



객실마다 마련된 대형 물통. ⓒ SUKAVIA 2026



이런 요소만 놓고 보면, “푸꾸옥 추천 리조트 리스트”에 오를 이유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곳에서 나는 가장 오래 풀장에서 머물렀고 가장 오래 해변을 즐겼다. 객실 컨디션이 나빠서 하루 종일 밖에서 시간을 보낸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발리' 때문이었다. 발리에서 참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모든 휴양지를 발리와 비교하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건기의 동남아는 옳다. ⓒ SUKAVIA 2026



이 리조트에는 묘하게 발리의 흐름(flow)과 분위기(vibe)가 묻어 있었다. 아마도 그것은 멜리아 그룹 때문일지 모르겠다. 발리의 자본은 아니겠지만 동남아시아를 대표하는 휴양지의 열대 분위기, 발리의 분위기를 살짝 넣은 것은 분명했다. 그래서인지 머무는 내내 발리의 딴중 베노아의 '솔 바이 멜리아 베노아'가 떠올랐다. 한 때 잘 나갔던 한물 간 리조트. 여행지에서 느끼는 익숙함은 종종 가격보다 강력하다.



3월 푸꾸옥이 성수기 중에도 피크였다는 점이 선택을 하는 데 있어 조금 복잡하게 만들었다. 물론, 이런 계산을 하기 시작하면 여행의 낭만은 조금씩 사라진다. 바꿀 수 없다면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해변. ⓒ SUKAVIA 2026



아이러니하게도 푸꾸옥에서 가장 날씨가 좋았던 시기도 바로 그 리조트에 머무르던 날이었다. 야외 수영장은 하루 종일 햇빛이 내려앉았고, 바다는 생각보다 조용했다. 낮에는 물에 들어가 있었고, 해 질 무렵에는 모래 위를 걸었다. 특별한 일정도, 대단한 시설도 없었다. 그저 시간을 보내기 좋은 장소였을 뿐이다.



발리에서 산 사롱을 걸친 선 베드. ⓒ SUKAVIA 2026



워낙 풀 사이드 주변에 선 베드 쟁탈전이 심하다 보니, 아침부터 풀장으로 향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선 베드로 출근하는 시간이 빨라지고 있다. 사오미 블루투스 이어폰의 방수와 안정적인 블루투스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풀 장 안으로 끼고 들어와서 음악도 감상해 본다.



발리에서 생긴일 이숙명 작가. ⓒ SUKAVIA 2026



이번 푸꾸옥 여행을 함께하고 있는 책 한 권. 아쉽게도 한 권 밖에 가져오지 못해 읽고 또 읽고. 내가 쓴 책도 일 년에 한 번 읽을까 말까 하는데. 아무튼 선베드에 누워 이숙명 작가님의 <발리에서 생긴 일_김영사>을 읽다 보니, 정말 발리의 어딘가에서 머물고 있는 착각마저 들었다.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리조트 로비. ⓒ SUKAVIA 2026



어쩌면 휴양이라는 목표의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좋은 리조트인가'보다 '얼마나 오래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가'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조금은 인정하기 싫지만, 결론은 간단하다.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리조트는 좋았다. 객실도, 서비스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리조트. ⓒ SUKAVIA 2026



실제, 솔 바이 멜리아 푸꾸옥 리조트의 공식 홈페이지를 보면 수영장 옆 카바나를 ‘카바나’가 아니라 ‘Bali Bed’라고 설명하고 있다. 작은 디테일이지만 꽤 흥미롭다. 기분 탓일지도 모르지만, 처음 오픈 이후 본사에서 추가적인 투자가 이어진 것 같지는 않은 리조트다. 그 정도로 낡고 관리가 되지 않지만 섬 안에 리조트들이 그렇듯 건기에는 어느 정도 봐줄 만하다.



러시아 파파와 마마들. ⓒ SUKAVIA 2026



어쩌면 이것은 멜리아 그룹이 푸꾸옥에서 시도해 본 작은 테스트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발리의 분위기를 살짝 입혀 보고, 그 감각이 이 섬에서도 통하는지 조용히 확인해 보는 실험 말이다. 다행히 베노아가 그렇듯 푸꾸옥도 서양(러시아)에서 온 나이 지긋한 여행자들이 멜리아를 점렴하고 있었다. 메인 풀 바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조차 올드 팝, 묘하게 사누르 혹은 베노아가 오버랩되었다.



어딘가 모르게 발리를 닮음. ⓒ SUKAVIA 2026



아무튼 이곳은 나에게 조금 묘한 리조트다. 단점들이 수두룩 한데도 말이다. 푸꾸옥에 있지만 어딘가 발리를 닮은, 발리의 옷을 걸친 푸꾸옥의 리조트. 혹시 궁금하시다면 역시나 떠나보는 수밖에...






✚ 더 다양한 여행스토리, 여행작가의솔티트립

매거진의 이전글베트남 푸꾸옥 섬으로 떠난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