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솔푸드 :: Ayam Goreng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요리를 하나 골라보라고 하면? 어렵다. 어렵지만 그래도 하나를 골라보라고 하면 나는 '아얌 고렝'을 고를 것 같다. 적당히 낡은 로컬 식당일수록 오랜 짬에서 나오는 맛이 있다. 매일 깨끗한 기름에 튀겨내는 착한 식당이 대부분이겠지만 이곳에서는 아쉽게도 튀기면 튀길수록 점점 갈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다. 어쩌면 비법은 기름일지도 모르겠다. 거기에 바짝 튀겨낸 껍질과 얼마 없는 살코기도 나름의 이유일지도. 발라먹을 살도 없는 아주 빈약한 닭날개 하나에 주먹만 한 흰밥, 날아갈 정도는 아니고 적당한 손의 온도가 더해지면 나름 찰진 밥이 된다. 향이 나는 채소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를 전혀 배려하지 않는 주인장의 올곧은 마인드 덕분에 어쩌면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손 닦으라는 라임수를 벌컥벌컥 마셔대는 나를 보고 꽤나 충격을 받았던 주인장 덕분에 이제는 로컬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맛있게 먹곤 한다. 체류하는 날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피부는 검게 변해가고 점점 더 로컬치급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게 그리 싫지 않다. 먹기 좋게 썰어놓은 양배추 한 조각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닭고기와 밥, 향이 진한 채소 한 잎을 넣고 쌈발과 함께 먹으면 그만이다. 개인적으로 오이는 식사 후 마지막에 먹는다. 매콤함 쌈발 소스를 올린 나만의 양배추치밥쌈이 완성되는 순간이다. 끝도 없이 들어가는 아얌 고렝 한 그릇을 먹고 나면 순간은 든든하다. 양배추 때문인지 소화도 잘되는 기분. 발리를 가면 하루, 이틀에 한번씩은 꼭 먹는 나만의 솔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