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슨트 군산 책 표지
대한민국 도슨트 이야기는 교과서에도 나오지 않는 지역 안내서이다. 지역의 역사는 공부하지 않으면 정확히 아는 사람들이 드물다. 기록이 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고 했다. 그런 연유로 이 책은 군산이란 지역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는 값지고 커다란 의미가 있다.
낳고 자란 고향이 영광 출신인 배지영 작가는 군산사람 보다 더 군산에 대해 잘 안다. 부단한 애정과 관심으로 군산사람의 치열한 삶과 역사를 찾아서 지역의 변천사를 알아내고 의미 있고 재미있는 공간들을 찾아 이야기를 풀어낸 작가의 세심한 탐구력과 노력에 감사하다.
열정과 애정이 없으면 군산이란 책이 세상 속으로 나왔을까...
군산은 지붕 없는 박물관이란 말을 한다. 그 만큼 많은 유물들이 묻혀있다. 신석기시대의 유물도 나오고 있다. 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고 사연이 많은 곳이다. 100년이 넘는 건물도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더 오래된 이야기들이 숨어 있는 곳이 군산이다. 군산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도시다. 요즈음은 교통이 발달되어 버스나 기차를 타고 아무 때나 와서 여행을 할 수 있는 곳도 군산이다.
는다.
여행을 온 사람들은 사방에서 옛 건물들이 그대로 있는 군산 원도심에 일단 감탄을 한다. 그런 다음에야 얼마나 먼 옛날로 왔는지를 가늠한다. 1 899년 5월에 항구의 문을 연 군산, 1900년에는 군산과 오사카를 오가는 직항로가 개설됐다. 일본 사람들은 순식간에 군산의 모든 것을 쓸어 버리고 자기들만의 도시를 설계했다.
군산이란 곳은 원래 일본인들이 김제 만경평야 쌀을 수탈하기 위한 작업으로 군산을 개조하고 일본화된 도시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일제 시대 독립운동이 한창일 때 한강 이남에서 최초로 3.1 만세운동을 벌인 곳도 군산이었다. 군산은 항구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억세고 때론 따뜻하다. 사람들 성격도 솔직하고 숨김이 없다.
군산은 16개의 섬을 품고 있는 도시이다. 지금은 새만금 공사로 육지와 섬이 연결되어 많은 관광객들이 새만금과 선유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기 위해 찾아온다. 특히 예전에는 어항이 활발하고 고기가 많이 잡혀 군산에 와서는 돈 자랑을 하지 말라는 속담까지 있었다. 또한 외국에서 수입해 오는 나무는 항구를 통해 군산으로 들어와 합판 공장이 많아 군산은 돈이 잘 돌아가는 활발한 도시였다 한다.
요즈음은 시간 여행이란 이름으로 군산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 대 다수 도시들은 새롭게 변하고 현대화되어 가지만 군산이란 도시는 시간이 멈춘 듯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이 많다. 구비구비 사람 사는 삶을 품은 이야기가 많은 곳이다.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군산 세관은 1908년 일본인들이 항구에 드나드는 선박에 관세를 매기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한국에도 없는 건축자재를 유럽에서 수입한 벽돌로 모습도 화려하게, 해방이 되고 일본인은 돌아갔지만 수탈의 역사는 지워지지 않고 국가 지정 문화재로 남아 있어 지금도 건설 학도들은 군산세관을 견학 온다는 말을 들었다. 군산은 일본인들이 살던 모습을 그대로 지닌 기억들이 꽤 많다. 100년 전에 지어진 히로쓰 가옥, 포목상을 해서 돈을 벌어 평생 군산에서 살 줄 알고 일본식 가옥을 아주 멋지게 지어 놓았다.
지금은 관광객이 군산에 오면 꼭 찾아오는 곳이다. 일본 사찰 모습 그대로인 동국 사도 있고 오래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맛집들도 많다. 군산에 오면 근대 역사박물관에서 군산의 역사를 알아보고 원도심의 일본인들의 자취를 돌아본 후에는 맛있는 곳을 찾는다. 특히 군산에서 빼놓지 않고 들리는 빵집 이성당이 있다. 주말이면 항상 춥거나 더워도 긴 줄로 서서 기다린다. 빵을 사고 이성당 봉투를 들고 나오면 군산 여행의 끝이란 생각을 하는 관광객들이다.> 군산 책중에서
나는 군산이란 도시에서 54년째 살고 있다. 그동안 겉으로 만 알았던 군산의 내밀한 속살들을 군산이란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군산의 아픈 역사들과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가 책 속에 있다. 군산에는 오래된 100년도 넘는 건물이 들이 있다. 그 건물들도 숨겨진 이야기가 있다.
책을 읽고 있노라면 그동안 몰랐던 군산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진한 감동이 된다. 군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 조차 모르는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가 많다. 나는 지금 군산의 역사 속에 살고 있는 듯 군산이란 도시가 새롭게 나에게 다가온다. 애틋하고 사랑스럽다.
나는 1968년 12월 마지막 달, 군산이란 도시를 처음 왔다. 지금부터 54년 전, 선을 보았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려고. 전주에서 군산까지는 버스로 1시간 조금 넘어 도착해서 택시를 타고 맨 처음 찾아간 곳은 장미동에 있는 제일 다방이었다. 그런 다음 점심을 먹기 위해 빈혜원 중국식당으로 갔었다.
빈해원은 그때는 군산에서는 제일 중요한 사람을 만나 식사를 대접하는 이름 있는 곳이었다. 특별한 만남을 약속을 할 때 찾아가는 곳, 그곳에서 탕수육을 먹고 운명을 가르는 결혼을 약속했던 추억이 서린 곳이다. 그곳이 1950년에 지어졌고 대를 이어오고 그 건물이 역사와 숨겨진 사연을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사람은 그 사람의 지난 삶을 알게 되면 공감을 하게 된다. 그렇듯이 빈해원에 대한 역사를 알게 되니 애틋하고 생각이 다르다. 관심과 애정을 갖게 되었다. 멀리에서 가족들이 군산에 오면 추억을 소환하고 빈해 원에 가서 맛있는 걸 먹으려 가야겠다.
나는 도슨트 군산 책을 읽고 나서 생각하게 된 일이 있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가 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남편과 약속을 했다. 결혼기념일은 이유 없이 빈해원에 가서 맛있는 것 먹기, 나이 많은 우리 부부는 살아 있는 동안 몇 번이 될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또 다른 추억을 만드는 것은 기쁜 일이다.
책에 우리 부부 이름이 나왔다
<용 그림이 그려진 빈해원의 오래된 문을 밀고 들어가면 세월이 봉인되었던 기억이 풀린다. 사라지고 없는 회사, 덧없이 흘러간 청춘까지 차별 없이 소환된다. 딸 넷, 사위 넷, 손주 다섯 명을 둔 이숙자 문인환 씨 부부는 짬뽕과 탕수육 앞에 두고 영원히 잊을 수 없는 1968년을 곱씹는다.
" 장미동 제일다방에서 차를 마시고, 제일극장에서 영화를 보고, 빈해원에서 탕수육을 먹으며 결혼을 약속했었지." 52년을 지나 보내고도 나란히 그 자리에 앉은 노부부의 웃음소리가 빈해원 안에 퍼졌다.> 책 p 149 군산 책을 쓰기 시작할 때 작가에게 들려주었던 내 결혼 스토리는, 그렇게 군산이란 책 속에 우리 부부이야기가 나왔다.
나는 전주에서 낳고 자랐다. 결혼 후 살게 된 군산이라는 항구 도시는 특히 봄이면 비릿한 생선 냄새가 바람에 싣고 집안으로 들어온다. 예전에는 단독 주택에서 살았었다. 처음에는 낯설고 비릿한 생선 냄새와 유난히 심하게 부는 항구 특유의 바람조차 적응이 안되고, 힘들었다.
내가 자란 전주와는 너무 다른 환경이어서. 아는 사람 하나 없고 낯설고 외로운 생활, 갈 곳도 없었다. 지금처럼 문화시설도 서점도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밥해 먹고 일이 없으면 대문 밖에 나와 지나가는 사람 구경을 했을 정도로 심심했다. 아이들을 하나 둘 낳고 세월이 가면서 차츰 군산이란 도시에 물들어 갔다.
딸들과 함께 군산의 골목골목을 걸어온 삶들이 차곡차곡 추억을 쌓아갔다. 군산은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월명공원과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은파 호수 공원이 있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곳곳에 아름다운 이야기가 숨어 있는 군산을 배지영 작가는 발품을 팔고 전해오는 이야기를 주어서 써주었다.
군산은 사랑하는 남편의 고향, 네 딸이 태어난 곳, 군산은 내 온통 인생이 담겨 있는 영화의 한 편의 세트장이나 다름이 없다. 내 삶의 전부인 우리 가족의 발자취가 숨겨져 있는 곳이 군산이다.
배지영 작가의 도슨트 군산이란 책은 내가 잊고 살았던 삶의 추억과 함께 소중한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