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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숙자 Aug 19. 2019

26년 간 나를 사로잡은 한 가지

차 생활을 내 삶의 중심으로 잡고 살아온 지 26년이 되었다.

                                                                                                                                                                                                                                                                                                                                                                                                                                                                                                      

나만의 공간 차실


 네 명이  모두가 내 곁을 떠났다.


딸들 고등학교를  졸업하대학을 서울로 면서 하나 둘 떠나기 시작했다.  삶흔적인 소품들을 정리하면서 내 마음이 찬 바람이 지나가는 듯 쓸쓸해져 감당하기 어려웠다. 자꾸 마음 아파오는 통증이 느껴졌다. 딸들삶의 전부였던 같다. 결혼 후 아이들을 하나 둘 낳으면서 온 마음으로 아이들을 키워냈다. 딸들이 자라고 내 곁을 떠나기 시작했다. 허전함 외로움이 함께 밀려왔다. 한 동안은 허허로운 마음을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 무력감에 우울했다.


이러고 살면 안 되는데.. 나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면서 나에게 되묻곤 했다. 나를 찾는 출구를 찾아야 한다.  어차피 인생은 홀로인 것이다.

 

차의 세계를 만나다.


어느 날 친구의 권유로 다도라는 차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외로움을 잊고 나 자신을 찾기 위한 시간으로 차의 세계몰입을 하며 마음을 다잡고 명상 속에 차 생활을 시작했다. 사람은 언젠가는 모든 관계에서 이별이라는 순간이 오는 것이다. 그게 진리이다. 관계에서 담담해지고 홀로 살아야 하는 내 삶을 찾아야 했다. 그런 연유로 만나게 된 다도 생활. 차는 세상 밖 소란함과는 다른 고요함으로 내면적인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었다. 허허롭고 방황하던 마음에 한가닥 빛이 되어주었다.


예술적인 멋과 사람이 살아가는 이상과 가치매료되었다.  생활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삶에 다양한 분야를 섭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난 것이다. 차를 시작하고 날마다 여가 시간이면 남편과 차를 마신다. 계절에 피는 야생화 한 송이 꽂아 놓고 마시는 차, 다관에 찻물 따르는 소리가 곧 명상이다.


차는 마음에 일어나는 소란함도 미움도 마시는 차 한잔으로 다 녹아져 내린다. 순리대로 살아야함을 깨워준다. 딸들과 이별 후 찾아오는 허전함도 달랠 수 있었고 마음에 방황도 잠재울 수 있었다. 차 생활은 나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엄마로 아내로만 살아왔던 나는.. 진정 나를  찾아가는 계기가  되었다.


"차를  마시는 이유는 첫째는 건강에 이롭고, 둘째 사색 공간을 넓혀 주고 마음에 눈을 뜨게 해 주며, 셋째 사람으로 하여금  예의롭게 하기 때문이다. 차는 물질적 개념과 정신적 개념이 있는데 정신적인 차는 법도에 맞는 차 생활을 통하여 고요하고 지극한 경지에 이르러 묘경을 터득할 수 있는 정신세계를 말한다."


라고 공부했다. 그 말의 의미가 너무 좋았다. 차 생활은 계절에 변화를 온몸으로 느낀다. 매화 피면 꽃 한송이 찻잔에 띄워 마시는 운치 , 진달래 피면 화전 부쳐 차와 함께하는 낭만을 즐기기도 하고 가을이 오면 예쁜 단풍들과 빨간 열매들도 찻자리에 들인다. 가을을 다 담는다.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가치를 둔다.


봄  진달래 화전


차는 종합예술이다. 인간에게 있어 자연이 준 큰 선물이다. 역사와 문화가 있고, 의복과 음식, 음악, 그림, 자수, 도자기, 시, 글씨 , 꽃 , 모든 게 차와 연결이 된다. 봄이 오면 차 밭에 가서 차도 만들고 차 문화 기행도 간다. 다른 나라 차 문화 답사도 다녀오고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살아 가게 한다.


차 생활필요한 소품도 손수 만들어 사용하는 즐거움도 있다. 자수도 놓고 바느질도 하고 광목에 염색하여  자수 놓아 만들어 입는 치마는 나에게 특별한 선물이다. 여러 곳에서 하고 있는 행사를 다니면서 보고 배우는 일도 각별하다. 옛 조상의 아름다운 전통도 만날 수 있다. 역사 공부도 함께한다.


광목에    쪽 염색    흰금강초롱 야생화  수놓은 치마                                   

매년 서울 코엑스에서는 티월드에서 주관하는 차 박람회에 가면 차에 관한  모든 게 전시된다.  차 문화의 발전 상을 볼 수 가있고 사고 싶은 것도 사는 기쁨이 있다. 각종 차를 시음해보고 맛있는 차 선별도 한다. 멋진 다구며 소품들, 예쁜 걸 보는 안복도 누린다. 여러 차 단체의 찻자리도 구경하고 무대 행사도 다양하다. 많은 정보도 얻는다.  

현대적이고   간결한  숙우회 찻자리

차는 쉼이다. 차를 하면서 매년 하는 행사는 더 나은 방향과  호기심과 창의력은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었다.  차는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에서 한발 뒤로하고 잠깐의 '쉼 '에서 오는 느림에 미학이다. 가족의 행사나 집안의 큰 행사도 찻자리를 만들어 분위기를 돋보이게 하며  삶의 품격을 높여 주는 역할도 한다.  정성을 다해 우린 차 한잔은 사람과의 마음의 거리가 가까워져 정을 나누고 예절을 배운다. 


차의 유래


예로부터 차는 중국에서 자생설과 가야국 수로 왕비가 인도에서 결혼할 때 가져왔다 하는 전래설, 삼국사기에는 신라 흥덕왕 3년에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대렴공이 차 씨를 가져와 지리산에 심게 했다는 전설이 내려다. 차는 주로 사찰에서 수행하는 스님들과  궁중에서 행사 때 많이 마셔 왔으며 일반 민가에서도 제사 때에 차를 올리고 차를 마셨다.   


오랜 세월을 거쳐 많은 사람들이 차를  즐기고 마셔 오고 있다. 너무 바쁘게 살고 여유로움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차 한잔의 쉼은  어떨지? 잠깐의 차 한잔을 마시는 시간은 자신을 정화하고 내면의 나를 만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차는 노년을 잘 준비할 수 있고, 우울감도 사라지게 한다. 나이 들면 찾아갈 곳도 마땅치 않다. 자녀들 집도 며칠뿐이다. 외롭지 않게 공부하고 명상하고 차를 마시면 나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차를 만나고 살아온 나날들이 충만해진다. 차는 내 삶이 다하는 날까지 동반자로 친구로 같이 할  것이다. 26년을 나를 사로잡은 한 가지 그것은 바로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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