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 72계 신병법』 (1)

개요

by 김수렴

살면서 '36계 줄행랑'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일이 상황을 회피하는 일보다 이롭지 못하면 회피하여 도주하는 것이 더 이로운 상책이라는 제36계의 주위상走爲上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이처럼 36계는 현재의 우열 상황에 따라서 취해야 할 방법이 무엇인지 알려줍니다. 36계가 만들어진 시기는 분명하지 않지만, 유력한 관점은 4세기까지 지어진 고사를 바탕으로 17세기에 중국 사람들이 수집해 만들어진 전략 체계라고 전합니다.

크게 36계는 아군이 우세한 상황, 적과 대등한 상황, 아군과 적을 모두 아는 상황 (아군과 적군의 상태, 개개의 의사결정을 아는 상황. 내쉬균형의 전제죠.), 적이 혼란에 빠진 상황, 아군인지 적인지 식별이 모호한 상황, 아군이 열세인 상황. 총 6가지의 상황을 다루며 각 상황마다 6가지씩 추천합니다.




그러나 36계는 모든 상황을 분석함으로써 빠진 내용 없이 조직적으로 짜인 서적이 아니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로, 36계에 적힌 상황 이외의 가능한 상황에서 참고할 전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면 아군이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알지만, 적군의 상황을 모르는 경우에 처음 사용할 전략을 찾는 데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36계는 과거에 정립된 배경상 주된 목적이 물리적 대결과 같은 전투, 전쟁에서 사용할 전략들의 체계화라는 점에서, 물리적인 대결이 일상적이지 않은 현대에선 자체적으로 활용성이 다소 떨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의 발전을 상징하는 근대화 이전에 지어진 전략 체계이다 보니 근현대에 들어서서 정보전쟁, 사이버전쟁, 외교전쟁 등이 더해진 복합적 양상을 띠는 현대전에서 36계의 고전적인 전략은 활용하더라도 단조롭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수 백 년 동안 너무 낡아서 닳은 36계의 편협함과 단조로움을 개선한 새로운, 현대라는 시대의 이름에 걸맞은 병법이 필요하다고 불과 한 오 년 전부터 그렇게 느꼈습니다. 고전에서 상술하지 못한 이외 상황들 6가지를 더 추가했고 이에 알맞은 전략들을 고안하는 한편, 중국의 고사 일화 해석을 통한 기존의 전형에 고이지 않도록 현대에서 비일비재한 외교, 협상, 영업, 토론, 면접, 대화, 스몰토크와 같이 작은 심리전의 사례를 덧붙였습니다. 또한, 제가 나름대로 전략을 기용한 개인적인 실제 사례도 첨가해 봤습니다. 72계는 물리적인 대결의 대규모 전쟁부터, 심리적인 교류나 다름없는 일상적인 일대일 대화까지 차용할 수 있습니다. 이 안엔 언제 어디서나, 무궁무진한 가치가 들어 있습니다.




정말 간단한 수다에도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므로, 글은 대중에게 작성 초점이 맞춰집니다. 일반인이 읽기 편하도록 최대한 직관적이고 간소하게 써보았습니다. 어려운 이론은 배제하겠습니다.


특별히 종래에 집중적으로 연구된 인지과학 또는 학계 주류인 인지심리학을 끌어와서 벌충했습니다. 36계를 넘어서는 업그레이드된 전략집으로 거듭났으면 좋겠네요.


다음 글에선 전체 내용을 목차로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