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궁금한 이야기
아직 미출간 된 어느 노년의 자서전 목차를 보면서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내 자서전엔 뭐라고 제목을 달까. 내 인생을 함축하는 단어나 문장이 뭘까.
그 책 제목이 내 묘비명이 되지 않을까.
로마 시황제였던 옥타비아누스처럼 "황제로서 내연기 어땠나요?"라고 웃으면서 인사하는 것도
멋진 것 같은데...
천상병 시인의 묘비명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이다.
세상에 소풍 나왔다가 귀천(歸天)한 그의 어린아이 같은 표정이 담겨 있다.
“에이, 괜히 왔다.” 걸레스님으로 잘 알려진 중광스님의 묘비명이다.
기행으로 일관한 스님답게 마지막 인사도 해학이 넘친다.
작가 헤밍웨이의 묘비명도 대문호답게 위트가 넘친다.
“일어나지 못해 미안해.”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압권이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
그의 명언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그대가 할 일은 찾아서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 일은 끝까지 그대를 쫓아다닐 것이다.”
이런 말을 했던 버나드 쇼도 우물쭈물하다가 무덤 속으로 들어갔다.
한 줄의 묘비명에는 이렇게 한 사람의 인생이 새겨진다.
나의 묘비명은 이랬으면 한다.
"아, 이제 인생이 재미있어 지렸는데"
묘비명 없이 화장할지도 모르니 그냥 책이라도 열심히 써야겠다.
버나드 쇼처럼 묘비명 안 남기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