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속에 스며든 가을
바람도 낮게 가라앉고
녹슨 잎도 깊숙이 내려 녹았다
한 계절, 한 시절도
머묾과 사라짐으로
돌고 돌아
동그란 시간 속으로
흡수되어 다시 하나인 듯
낙엽 하나가 땅에 닿기 전
바람은 묻지 않고 지나가고
그 떨림은
이미 마음속 깊은 곳으로 스며든다
사람의 마음처럼
남겨진 것들은
조용히 흘러
빛과 그림자로 남겨져
가을은
끝나지 않은 하루처럼
시간을 품고
깊은 그리움과
서늘한 고요를 함께 담는다
사소한 음에도 바람이 스칩니다. 말보다 느린 손끝으로 오늘을 꿰어 씁니다. 작은 순간이 시가 되는, 바람을 따라 쓰는 사람, 정써니 입니다. 공저시집《첫 시와 바람 났네》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