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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묵직한 가을날

시간 속에 스며든 가을

by 정써니

바람도 낮게 가라앉고

녹슨 잎도 깊숙이 내려 녹았다


한 계절, 한 시절도

머묾과 사라짐으로

돌고 돌아

동그란 시간 속으로

흡수되어 다시 하나인 듯


낙엽 하나가 땅에 닿기 전

바람은 묻지 않고 지나가고

그 떨림은

이미 마음속 깊은 곳으로 스며든다


사람의 마음처럼

남겨진 것들은

조용히 흘러

빛과 그림자로 남겨져


가을은

끝나지 않은 하루처럼

시간을 품고

깊은 그리움과

서늘한 고요를 함께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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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