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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사라지는 인연과 다가오는 인연 사이에서

머무는 것들과 흘러가는 것들

by 정써니

보내는 순간에도,

다가오는 순간에도

나는 또 하나의 나로 성장한다.



어떤 인연은

계절처럼 다가왔다가

바람처럼 사라진다.


그들이 떠난 자리에

허기가 남고,

허기 속에서 나는

내 마음의 크기를 배운다.


오래도록 함께일 거라 믿었던 이들이

조용히 멀어질 때,

그건 나를 버린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 것일지도.


한편으로,

새로 다가오는 인연들은

내 안의 지금을 알아본다.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빛깔을 알아보는 사람들.


이별은 늘 서운하지만,

그 자리에 새로운 온도가 피어난다.

그 온도는

내가 흘려보낸 시간의 향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늘,

나는 멈추어 선다.

사라지는 인연에게는

“그동안 고마웠어”라 속삭이고,

다가오는 인연에게는

“함께 걸어줘서 고마워”라 인사한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흘러간 인연도, 새로 온 인연도

오늘의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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