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sume That I Can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우는 캠페인들은 대개 ‘동정’이나 ‘이해’를 구하는 방식을 취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다운증후군 협회인 '쿠어다운(CoorDown)'이 기획한 이 캠페인은 전혀 다른 화법을 선택했는데요. 선한 미소를 짓는 대신, 당당하고 때로는 도발적인 목소리로 세상의 낮은 기대치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우리 스스로를 반성의 길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 캠페인은 주변 사람들이 누군가에 대해 가지는 고정관념이 결국 그 사람의 행동과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자기충족적 예언 이론에서 기획이 시작됐다고 합니다.
캠페인 영상은 주인공인 매디슨 테블린(Madison Tevlin)이 바텐더에게 마가리타를 주문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하지만 바텐더는 그녀가 술을 마시지 못할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탄산음료를 내놓죠. 뒤이어 학교 선생님, 복싱 코치, 부모님이 등장해 그녀가 셰익스피어를 배우거나 격렬한 운동을 하고, 혼자 독립해서 살 수 없을 것이라 단정 짓는 장면들이 이어집니다.
이때 주인공은 카메라를 응시하며 강렬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당신이 내가 못 할 거라 생각(Assume)하니까, 당신이 나를 그렇게 대하고, 그래서 내가 결과적으로 못 하게 되는 거예요.” 그리고 영상 중반부터는 분위기가 반전됩니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러면 당신은 나에게 기회를 줄 것이고, 나는 진짜로 해낼 테니까요.”라고 외치며 그녀가 실제로 파티를 즐기고, 복싱을 하고, 셰익스피어를 암송하는 모습을 힘 있게 보여줍니다.
이 캠페인이 전 세계적인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 매디슨 테블린의 압도적인 존재감 덕분이었습니다. 그녀는 실제로 캐나다 출신의 배우이자 모델, 진행자로 활동하며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온 인물인데요. 그녀의 당당한 태도와 카리스마 있는 연기는 기존 장애인 인식 개선 광고 특유의 슬프거나 차분한 분위기를 완전히 지워버렸습니다.
또한, 영상 속에 마가리타(알코올), 성관계에 대한 언급, 거친 운동 장면 등 다운증후군 환자들을 ‘보호받아야 할 아이’처럼 대하던 금기시된 주제들을 과감하게 노출했습니다. 이러한 ‘어른으로서의 주체성’을 강조한 연출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며 캠페인의 메시지를 더욱 선명하게 각인시켰습니다.
성과 역시 기록적이었습니다. 캠페인 런칭 후 단 4일 만에 소셜 미디어 조회수 1억 회를 돌파했으며,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는 1억 5천만 회를 훌쩍 넘겼습니다.
대중뿐만 아니라 유명인들의 지지도 이어졌는데요. 모델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과 가수 머라이어 캐리(Mariah Carey) 등이 이 캠페인을 지지하고 공유하며 전 세계적인 담론을 형성하는 데 일조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4년 칸 라이언즈
광고제에서 여러 부문의 상을 휩쓸며 예술성과 공익성을 동시에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착한 광고'에 머물지 않고, 세상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브랜딩의 정수를 보여준 사례였다고 생각합니다.
“Assume That I Can” 캠페인이 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타겟이나 대상을 규정짓는 ‘편견’의 메커니즘을 역으로 이용했다는 점인데요.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호소하기보다,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사회적 기대치)을 지목함으로써 보는 이들이 자신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기획자라면 우리가 알게 모르게 가지고 있는 ‘당연한 생각’들이 혹시 누군가의 가능성을 가로막고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그 고정관념을 뒤집었을 때 얼마나 큰 에너지가 발생하는지를 이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캠페인 공식 영상 보기: CoorDown YouTube - Assume That I 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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