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fe 비춰보기

나와 상대가 다르지 않다.

by Momanf

오늘 아침, 산책을 마치고 돌아오는데 차고 앞에서 인상을 쓰며 나오는 남편과 마주했다. 그리고 이어폰을 빼라는 제스처를 취하길래 그렇게 했더니, 남편이 재활용 쓰레기통을 가리키며 제발 부탁인데 스티로폼은 재활용품이 아니니 거기 넣지 말라며 매번 내가 아무렇게나 버리면 다시 꺼내서 다른 곳으로 담는 게 짜증 난다고 말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짜증이 확 밀려오며 드는 첫 번째 생각은 이랬다.

‘자기는?’

내가 담배 피우고 들어오면 꼭 손을 씻으라는 소리, 물건을 쓰고 제자리에 두지 않고 그냥 그 자리에 몇 날 며칠이고 둔 것을 내가 그토록 이야기했는데도 매번 그러면서. 12년 동안.

일단 알겠다는 말만 남기고 샤워를 하려고 후다닥 뛰어 올라가는데 그런 생각도 들었다.

남편이 스티로폼 재활용 쓰레기통에 넣지 말라고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나는 왜 이토록 고집스럽게, 때론 아무 생각 없이 끊임없이 반복해 그를 짜증 나게 할까? 심지어 그것을 넣고 나서, ‘아 참, 남편이 여기 넣지 마라고 했는데. 또 한소리 하겠네.’라는 생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귀찮아서 다시 빼서 다른 통에 넣지도 않았다.

나는 샤워를 하는 동안 많은 생각을 했고 두 가지 관점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먼저, 나 자신의 관점으로 생각해 보면

아무 생각 없이 반복된 내 행동과 말에 상대가 끊임없이 그것에 불편을 겪고 그래서 짜증과 화가 난다고, 혹은 슬프거나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고 내게 부탁하는데도, 심지어 나조차도 그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아는데도, 그것이 갈등이 될 것이라는 것도 알면서 고집스럽게 지속하는 것들이 있다.

너무 고질적인 습관이라 여전히 의식하지도 못하고 기존과 똑같이 그 일을 저질러 버린다. 이것은 비단 스티로폼을 재활용 쓰레기통에 계속 담는 문제가 아니었다. 화를 내는 방식이 그랬고 말의 방식이 그랬고 내가 의식 못하기도 하는 많은 습관들이 그랬다.


그리고 상대의 관점으로 생각해 보았다. 우리 모두가 이런 고질적인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아무리 반복해도 내가 바뀌지 못하는 것들이 있듯 상대도 그렇다. 남편에게 나도 내가 몇 번을 말했냐고 짜증부터 낸 적이 많다. 화도 내며 비난의 말을 쏘아대 부부싸움이 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행동할 방향은 오로지 두 가지다. 하나는 남편이 그냥 아무 말 않고 스티로폼을 재활용 쓰레기 통에서 꺼내 다른 쓰레기통으로 옮기거나 친절한 방식으로 당신, 또 스티로폼을 제자리에 버리지 않았다고 화내지 않고 반복적으로 알려 주는 것과 가끔 제대로 버렸을 때, 기뻐하며 칭찬해줌으로 그 행동을 강화하고 기억하고 기분 좋게 여겨 습관으로 이어지게 격려하는 행동이다.


자, 지금부터는 전혀 다른 경험을 이야기해보겠지만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문제다.

어젯밤, 4살 아들이 큰 일을 보고 내가 도와주겠다고 휴지 뽑아 장난치지 말라고 하고 다른 방에 잠깐 다녀왔다.

그런데 두루마리 휴지를 반이나 둘둘 말아 들고 있는 게 아닌가? 나는 화가 나 변기에 앉아 있는 아이에게 소리를 치며 이렇게 하면 변기가 막힌다고 말하지 않았냐? 이렇게 낭비하면 지구가 아프다, 돈을 버는 일은 힘든데 이렇게 물건을 낭비하면 안 된다, 무엇보다 엄마가 도와준다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 너 왜 엄마 말 안 들었냐?

아들은 서럽게 한참을 울다가 잠이 들었고, 나는 죄책감으로 마음이 아팠다.

물론 엄마가 성격이 급해 또 소리부터 질러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조곤조곤 설명을 해주고 다시 반복해 알려줘야 했었는데 엄마가 화내서 무서웠지? 미안해. 하지만 네가 엄마가 몇 번을 말했는데 엄마 말을 들어주지 않아 엄마도 속상해서 그랬어.”

오늘 아침 사건으로 두 가지 관점으로 어린 아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아들은 아무 생각 없이 휴지를 풀었거나 야단맞을 건 알았지만 습관적으로 그렇게 했거나 자기도 잘 안 되는 것을 저질렀다. 게다가 아이는 어리다.

그렇다면 내 관점에서는 2가지 행동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모르는 척 휴지를 다시 받아 정리하거나 반복해서 말해주는 행위.

후자를 선택했다면 소리 지르거나 화내지 말고 이전에 엄마가 일러주었던 휴지를 풀면 안 되는 이유를 말했는데 또 그 행동을 저질렀구나, 다시 한번 이유를 알려주고 상기시켜준다. 그냥 반복한다. 다음번 아들이 휴지를 조금 떼서 잘 사용하면 그 상기시켜준 내용을 잘 기억해준 것에 칭찬하고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것이다. 그것은 가끔 잊어버릴 수도 있지만 잘할 때는 놓치지 않고 칭찬한다면, 칭찬을 통해 좋은 행동을 더 많이 반복하게 함으로 결국에는 좋은 습관으로 바꿀 수 있도록 격려해줄 수 있게 된다.


이것은 이번에는 가족들 간의 자잘하거나 굵은 사안에서 우리가 매일 부딪히는 관계들 속에서도 적용된다.

두 관점에 늘 집중하자.

내 관점에서 상대가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내가 잘못인 줄 알면서도 계속 반복하는 무한한 습관들이 있다는 것. 그것처럼 상대도 잘 고쳐지지 않는 것들이 있다는 것!


상대의 관점에서 그것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화내지 말고 지적하고 반복만 해주고 요구대로 해줄 때, 기뻐하고 진정으로 감사, 칭찬하며 격려해 상대의 잘못된 습관을 바로 잡아 주는 것이다.


오늘부터 적용하고 지속적으로 연습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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