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크리스마스에 꺼내는 카드

by 권성선

몇 년 전부터 크리스마스가 되면 꼭 꺼내보는 카드가 있다.

반짝이는 산타도, 눈 내리는 풍경도 없는 카드다. 대신 그 안에는 말들이 있다. 우리가 매일 쓰지만, 정작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들.

“힘내.”
“사랑해.”
“괜찮아요.”
“당신 덕분이에요.”
“잘했어.”
“네가 최고야.”
“보고 싶다.”
“파이팅!”


카드는 이런 말들로만 만들어진 트리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 어떤 크리스마스 카드보다 울림이 크다. 그래서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손이 간다.

생각해보면 우리는 너무 많은 날을 버텨왔다.
아무 일도 없었던 하루처럼 보이는 날에도, 마음속에서는 수없이 흔들리고, 참고, 넘기고, 삼켰다. 그 과정에서 가장 부족했던 건 거창한 위로나 조언이 아니라, 아주 단순한 말 한마디였는지도 모른다.

“괜찮아.”
“고마워.”
“네가 있어서 행복해.”

이 말들은 사람을 일으켜 세운다. 넘어지지 않게 붙잡아 주고, 다시 걸을 힘을 준다.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는 말은 대단한 문장이 아니라, 제때 건네진 진심 어린 한마디일 때가 많다.

그래서 이 카드가 좋다.

나를 향해, 그리고 ‘우리’를 향해 조용히 말을 건네기 때문이다.
잘 살아냈다고, 오늘까지 온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올해의 크리스마스에는 이런 말들이 내 삶에도, 타인의 삶에도 조금 더 넘쳐났으면 좋겠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입니다.”

그 말들이 서로의 하루를 조금 덜 외롭고,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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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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