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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텔리안 토드 Oct 09. 2021

여기 지배인이 누구야? 지배인 나오라 그래

라고 하면 듣는 지배인들은 혼란스럽습니다.

꽤 오랜 기간 호텔 업계에서 종사하고 있는 나에게 주변 지인들이 이따금씩 하는 질문이 있다.


"넌 지배인이야?"


'지배인'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고급진 레스토랑에서 오랜 경력을 가진 사람이 떠오르기도 하고, 호텔의 전반적인 경영을 책임지는 사장이 떠오르기도 한다. 호텔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프런트 데스크 매니저, 객실 매니저 등 호텔 내 여러 부서의 매니저를 떠올리기도 한다.


그렇다면 호텔에는 몇 명의 지배인이 있으며, 지배인은 도대체 누구일까?




총지배인과 호텔 지배인

호텔 지배인: 호텔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는 ‘호텔 총지배인’과 ‘객실 지배인’, ‘식음료부 지배인’,‘ 연회부 지배인’ 등 각 부서의 장으로 나뉜다.

위키피디아에 나온 호텔 지배인의 정의이다. 이중 우리가 확실하게 알고 있는 지배인은 '총지배인'. 영어로는 General Manager이다. 한 호텔에서 오직 1명뿐이며, 호텔 전 직원과 부서를 통틀어 제일 높은 직급으로,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는 최고 결정권자이다.


General Manager가 총지배인이라면, 'Manager = 지배인' 일까?

'그렇다'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완벽히 같은 개념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지배인'은 한국 호텔에서 특별하게 부르는 명칭 정도로 이해하는 게 가장 좋다.




지배인은 몇 명인가?

예를 들어보겠다. 호텔 식음료 업장 중 올데이 다이닝(All day dining) 레스토랑에는 레스토랑 매니저가 있다. 매니저는 1명일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 2-3명일 수도 있다. 여기서 레스토랑 매니저는 곧 지배인이다. 즉 하나의 레스토랑 안에 지배인이 여러 명이 있을 수 있다.


지배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직급과 경력 또한 개인마다 다르다. 10년 차 매니저에게만 지배인이라 칭할 수 있는 게 아니다. 5년 차 매니저에게도 충분히 지배인이라고 부를 수 있다.


한편 영업 부서에서는 신입이라도 통상적으로 세일즈 지배인이라고 부른다. 내가 한국에서 영업 부서에 처음 들어갔을 때 직급은 '주임'이었으며, 동시에 세일즈 지배인 또는 판촉 지배인으로 불렸다. 지배인이라는 호칭을 처음에 들었을 때는 "내가 지배인? 이거 부담스러운데, 이렇게 불려져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배인은 누구인가?

처음 영업 일을 시작하는 사람도 지배인이라니, 지배인은 어떤 사람인가? 내 나름의 정의는 이와 같다.


지배인은 본인이 속한 부서에서
일정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예를 들어 세일즈 지배인은 직급이 낮을지라도 본인이 담당하는 고객과 기업 행사 등, 개인이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으며, 그에 따른 책임도 진다. 물론 영업 부서의 팀장/부서장이 가장 큰 책임을 지겠지만, 개별 영업 담당자도 영업과 고객에 대한 책임이 있다. 그러므로 내가 영업부서에 처음 들어갔을 때에도 지배인이라고 불릴 수 있던 것이다.


반면에 레스토랑에서 서빙을 하는 직원(신입사원이라고 가정)이라면, 레스토랑에서 발생하는 문제나 고객 컴플레인에 대해 직접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이들은 지배인이 아니다. 책임을 지고 핸들링하는 레스토랑 매니저가 지배인이다.




호텔의 직급 체계

좀 더 명확한 호텔의 직급 체계는 아래와 같다. (호텔과 그룹사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Entry Level(사원)→Supervisor(슈퍼바이저) →Manager(매니저)→Director(팀장)
→Department Heads(부서장)→Executive Committee(임원진)→General Manager(총지배인)

각 부서마다 사원부터 부서장까지 모두 존재하고, 그 위에 임원진과 총지배인이 있다. 부서장이 임원진(Executive Committee Member)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한국 호텔을 기준으로 하면 매니저 이상을 지배인으로 표현한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매니저도 갓 승진한 주니어 매니저가 있을 것이고, 경력이 풍부한 시니어 매니저도 있을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모두 지배인으로 칭한다.


규모가 큰 호텔의 경우에는 총지배인 아래 부총지배인(영어로는 Hotel Manager, Resident Manager, Executive Assistant Manager)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컴플레인 시 지배인 나오라고 하면, 어떤 지배인이 나올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총지배인이 모든 컴플레인과 문제에 직접 대응하기는 어려우며, 실제로 그렇지도 않다. 조직의 구성에 따라 각 부서의 슈퍼바이저, 매니저, 부서장들이 관련 문제들을 먼저 책임지고 처리하도록 되어 있다. 다만 화재나 식중독, 고객의 상해 등 호텔의 위기 상황(Crisis Management)에는 총지배인의 책임과 함께 빠른 판단과 결정이 요구된다.







앞서 친구들이 내게 던졌던, "넌 지배인이야?"에 대한 대답은 "그렇다"이다. 나도 내가 속해있는 부서 내에서 가장 큰 책임을 지고 있기에 지배인이 맞다. 다만, 역시 지배인이라는 단어는 뭔가 좀 부담스럽고 불편해 보이니, 그냥 "토드"라고 불러주는 게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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