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힘, ‘도움을 구할 용기’

by 아침햇살

한 아이가 정원에 앉아 있는 아버지 주위에서 놀고 있었다. 그 아이는 커다란 바위를 들어 올리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바위는 너무나 커서 들어 올릴 수가 없었다. 아이는 열심히 노력했다.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다. 아버지가 말했다. "너는 네 힘을 다 사용하고 있지 않구나." 아이가 말했다. "아니에요. 저는 모든 힘을 다 쓰고 있는걸요. 더 이상은 할 수가 없어요." 아버지가 말했다. "너는 나에게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지 않느냐. 그것도 역시 너의 힘이란다. 내가 여기 앉아 있는데도 너는 나에게 도와달라고 하지 않더구나. 그게 네 힘을 다 사용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무엇이냐?"


요즘 사람들은 ‘혼자서 잘 해내는 법’을 배워왔다. 스스로 강해지라고, 자립하라고, 남에게 폐 끼치지 말라고 배웠다. 그래서 우리는 문제를 만나면 먼저 ‘혼자 견뎌야 한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해도, 힘들어도, 아프더라도 끝까지 혼자 이겨내야만 진짜 어른이 된 것처럼 느낀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정원에서 바위를 들려 애쓰던 아이처럼, 우리도 인생의 커다란 바위를 매일 붙잡고 씨름한다. 그것이 관계의 상처든, 경제적 어려움이든, 혹은 마음의 불안이든 말이다. 우리는 땀을 흘리고, 이를 악물고, 스스로의 한계를 시험한다. 그러나 그 바위는 점점 더 무겁게 느껴지고, 끝내는 ‘나는 왜 이렇게 약하지?’라는 자책으로 돌아온다.


그때, 이야기 속 아버지의 말이 들려온다. “너는 네 모든 힘을 다 사용하지 않았다. 나에게 도와달라고 하지 않았잖니.” 이때 깨닫게 된다. 혼자 이겨내는 것만이 강함이 아니라, ‘도움을 구할 줄 아는 용기’야말로 진정한 힘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요즘의 세상은 경쟁과 비교 속에서 살아남으라 말한다. SNS에서는 모두가 멋지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강해 보이지 않으면 뒤처지는 세상에서 ‘도와주세요’라는 한마디는 때론 약자의 언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 반대이다. 약자는 스스로를 숨기지만, 용기는 자신을 드러낸다. ‘내가 부족합니다’, ‘함께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성숙한 자기 인식의 결과이다.


이것은 단지 인간관계나 감정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공동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훌륭한 리더는 모든 것을 혼자 해결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해결할 길을 찾는 사람이다. 혼자서 해내는 완벽함보다, 함께 만들어가는 불완전함 속에서 더 큰 가능성이 피어난다.


무엇보다 신앙의 눈으로 볼 때, 이 이야기는 ‘의지함’의 본질을 깨우쳐준다. 하나님은 우리 옆에 계시지만, 종종 우리는 그분께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문제 앞에서 애를 쓰며 땀을 흘리지만, 정작 기도는 잊고 살아간다. 마치 아버지가 옆에 있는데도 도와달라 말하지 않은 아이처럼... 신앙은 스스로의 힘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나보다 크신 분께 나의 한계를 맡기는 결단이다. 그래서 기도는 약한 자의 도피가 아니라, 강한 자의 선택이다.


현대인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기술도, 정보도 아니다. 진짜 부족한 것은 “도와주세요”라는 말을 입 밖으로 낼 수 있는 용기이다. 그것은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겸손’이며, 또한 관계를 향해 마음을 여는 ‘사랑의 언어’이다. 누군가의 손을 잡는 순간, 무거운 바위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지만, 더 이상 그것이 나를 짓누르지 않는다. 함께 나누는 힘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우리는 모두 정원 속의 아이이다. 저마다 인생이라는 바위를 붙잡고 있는 존재이다. 그러나 잊지 마라. 우리 곁에는 언제나 누군가 — 가족, 친구, 공동체, 그리고 하나님 — 가 함께 계신다. 또한 나의 힘에는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도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바위를 들어 올릴 수 없을 때, 그건 실패가 아니라 초대이다. 누군가의 손길을 받아들이라는 초대, 나보다 크신 분께 맡기라는 초대이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우리는 비로소 참된 강함을 배우게 된다. 강함이란 혼자 버티는 힘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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