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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선기 Sep 22. 2022

전국 '교보문고' 서점 투어 중입니다.

『실패의 실력』출간 후기

"이모. 나도 나중에 책 쓰는 어른이 될 거야."


큼지막한 공룡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는 그림책과

이집트 피라미드 사진이 있는 책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4살의 한 아이는 손을 잡고 있던 이모에게 말했습니다.


그 해의 크리스마스 날, 

방송 작가 일을 하던 막내 이모를 따라 '교보문고 광화문 본점'에 간 적이 있습니다.


아직 한글도 몰랐지만 벽면 가득 빼곡한 책들, 

그 무수히 많은 '재미난 놀거리'들을 보며 설레고 신이 났던 그 기억,

그 추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합니다.


***


2012년

스물여섯 청년이 된 그 아이는 유년 시절부터 꿈꿔왔던 작고 소중한 꿈을 이뤘습니다.

생에 처음으로 책을 출간했습니다.


출간 과정부터 책의 출간 직후 홍보까지. 많은 우여곡절 끝에


그 책은 그 해의 '에세이 분야'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교보문고 광화문 본점에서 '작가 사인회'도 하게 되었습니다.





***


다시 10년이 흐른 2022년.


어느덧 30대 중후반, 곧 마흔을 앞둔 그 아이는 10년 만에 두 번째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지나온 십여 년 간 많은 도전을 했고 열심히 살아왔지만 

실력과 능력이 부족하고 운도 따르지 않아 실패가 잦았던 청춘의 기억을 되짚어 보면서


'실패로부터 얻은 힘'을 세상과 공유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쓴 글이었습니다.



10년 전에 첫 책을 내줬던 출판사 대표님과 다시 한번 그렇게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좋아요. 대표님! 제가 열심히 홍보할게요!"


그렇게 전국 교보문고 서점 투어가 시작됐습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역시 광화문 본점입니다.


주소가 무려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


서울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곳에서 40년 넘게 터줏대감으로 자리하고 있는 서점입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늘 책을 보러 온 시민들로 가득한 곳입니다.




도서 검색대에서 책의 위치를 확인합니다. 



책의 홍보, 광고물을 제작해주신 분의 센스가 돋보이는 광고 콘셉트입니다.




'강연 콘텐츠 고갈'

'한때의 영광'

'빚만 남음'

'코로나로 경영 악화'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처음 광고 시안을 봤을 땐,

한편으로는 '이렇게까지 나를 희화 하하고 깎아내려야 할까' 하는 회의감도 들었지만....


책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만큼은 모두 담겨 있어서 이 시안으로 결정했습니다.



해당 장르의 코너 담당자분들께 잘 부탁드린다고 인사를 드린 후

영업시간이 종료될 때까지(오후 10시 종료)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영업시간 종료 직전의 모습입니다.


그 많던 독자들이 빠져나가고 텅 비어 있는 서점의 모습은 뭔가 묘합니다.


이 사진 속에 있는 책 중에 어떤 책들은 앞으로 수 십, 수 백 년을 더 살아가겠지요.

그렇게 영원한 삶을 살아갈 책의 눈으로는 고작 100년 남짓 한 인간의 수명이 너무 짧다고 위로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서점을 찾은 독자분들께도 잘 부탁드린다고 편지를 남겼습니다. 

(너무 악필이라 민망합니다...)




***
 

이제 강남점으로 갑니다.





강남점은 지역의 특성 탓인지 조금 더 화려하고 분주한 느낌입니다.

20-30대의 젊은 독자분들이 주로 찾는 곳이라 역동적이기도 합니다.







서점 곳곳에서

어렵고 힘들게 낳은 내 자식이 놓여 있는 곳을 찾는 일은 

'책을 출간하는 저자'가 얻을 수 있는 매우 큰 즐거움과 기쁨입니다.




코너의 담당자분들께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담아 책을 한 권 씩 선물드렸습니다.

(사진은 함께 서점엘 방문한 후배가 찍어줬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예쁜 옷을 입을 걸...)




***

이제 잠실점으로 향해보겠습니다.



잠실점은 롯데 타워의 맞은편 건물 지하에 있습니다.




방문할 때마다 느끼지만 잠실점은 독자분들이 늘 많지만 

어딘가 굉장히 잘 정돈되어 차분한 분위기입니다. 


카운터 계산대 앞의 평대에서 독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책들입니다.



2022년 9월 자기 계발서 신간 책들



또 한 번 열심히 편지를 남겨봅니다.




***

이제 영등포점으로 향합니다.






유동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타임스퀘어...



영등포점은 영등포 타임스스퀘어 2층에 위치해 있습니다.

(레고 스토어는 지하 1층에...)




심각할 정도로 악필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대신 써 달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영등포점에서는 담당 코너의 차장님께 허락을 받고

소소한 깜짝 랜덤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제가 미리 결제하고 구매한 책 안에 감사 편지를 담아, 

평대 위에 놓았습니다.


이 많고 많은 좋은 책들 사이에서 제 책을 들어보고 읽어봐 주실 어느 이름 모를 독자님께

작은 기쁨을 드릴 수 있다면....


이라고 생각하고 한 일인데, 


코너 담당자께서 저렇게 비닐로 밀봉을 해주신 덕분에

너무나 티가 나는 이벤트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책은 불과 몇 분 뒤 조용히 사라졌습니다....)




***

목동점으로 향했습니다.


목동점은 CBS 건물 지하에 있습니다. 앞서 지점들보다 규모가 크지는 않습니다.



다른 곳과는 분위기가 조금은 다른 목동점입니다.


대출 옆에서 뭐하니? 





오은영 박사님의 도서부터 데일 카네기, 밥 프록터 등등...

자기 계발 분야는 쟁쟁한 도서들이 유독 많습니다. 


목동점 계산대 옆에는 플스와 스위치의 게임과 주변기기를 팔고 있었습니다.

사고 싶은 충동을 꾹 누르고 나왔습니다.



***

다음은 합정점입니다.

합정점은 합정역과 이어져 있는데, 

핫트랙스(문구류+여행서) 섹션과 책이 있는 섹션이 나뉘어 있습니다.




***

다음은 동대문점입니다




***

다음은 건대 스타시티점




건대 스타시티점은 보유 장서가 많진 않지만 깔끔하게 정돈이 잘 되어 있는 서점 느낌입니다.




***

이제 은평점으로 향합니다.


은평점은 은평구와 고양시 삼송동의 경계선에 있어서 서울 중심가에서는 다소 먼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비교적 최근 지어진 건물에 새로 오픈한 지점답게 인테리어가 매우 훌륭합니다.





***

은평점에서 서울의 정 반대편에 위치한 

천호점으로 향합니다.






천호점에도 코너 담당자분께 허락을 맡은 뒤 수줍게 편지를 남겨봅니다. 

손바닥의 주부습진은 양해 바랍니다. 본업은 청소인지라....



이제 서울에서 가까운 근교인 일산점으로 가보겠습니다.







일산점에는 '얼굴이 나보다 큰 (...) 나'를 만날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해당 현수막은 일산점 자기 계발 코너 담당자님과 지점장님께서 

'저자가 열심히 뛰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며 

별도의 광고비 없이 무료로 설치하게 해 주셨습니다.


이 감사하고 좋은 기회를 잘 살리고 싶지만

시간이 여유로운 디자이너를 찾지 못해 기존 작업물을 활용해야 해서 아쉽습니다.


(시간 많고 여유로웠을 때 미리 영상 편집과 포토샵 다루는 법을 익혔어야 했는데...)




*****





다음은 지방입니다.


시간이 여유로웠다면 이 참에 주변을 여행하면 참 좋았으련만...

뺄 수 있는 시간은 추석 연휴 중의 이틀뿐이었습니다.



우선 천안점으로 향했습니다.



교보문고 천안점은 천안 종합버스터미널 건물 옆 신세계에 위치해 있습니다.


워낙 천안 지역에서 상권이 초밀집된 곳이라, 

주차에만 1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혹시 주말에 방문하실 계획이시라면 참고하셔야 합니다.



예상했던 것보다도 방문 중이신 독자분들이 너무 많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천안점은 불과 몇 년 전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해서 그런지 매우 쾌적하고 깔끔했습니다.

앉아서 편히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도 곳곳에 놓여 있습니다.



책 검색대를 이용해서 위치를 찾았습니다.





10월 초에 행사를 준비 중이라 코너 담당자분께 인사를 드리고, 

조만간 다시 뵐 날을 기약하며 나왔습니다.


갈 길은 멀고, 시간은 부족한데 주차장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습니다.



***

이제 대구로 향합니다.

추석 연휴 막바지여서 그런지 차가 너무 막혀서 힘들었습니다.



간신히 영업 종료(오후 10시) 직전에 대구점 (동성로점)에 도착했습니다.


참고로 대구점은 워낙 시내 중심가에 있기에 평일 낮 시간에도 주차장이 거의 만차인 경우가 많습니다.

방문하실 때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대구점의 입구입니다.



3층에 위치한 자기 계발 코너로 올라가 담당자분들과 인사를 나눈 뒤, 

진열된 책들을 찾아봤습니다.




임은정 검사님(좌)과 데일 카네기(우), 

마이클 샐든 교수(상) 사이에 끼여서 고군분투 중입니다 ㅠㅠ



서점에서 가장 독자분들의 눈에 띄기 좋은 곳 중에 하나가 계산대(카운터) 바로 앞입니다. 



동성로 인근의 저렴한 여관에서 쉰 뒤, 

이튿날 다시 이동을 시작했습니다.




***

울산점의 모습입니다.

동선과 시간이 도저히 안 맞아 직접 가보진 못했습니다.


울산점의 자기 계발 코너 담당자님께서 이렇게 책이 잘 진열되어 있다고 사진을 보내주셨습니다.




***

창원점의 모습입니다.

코너 담당자께서 무려 10칸이나 진열해주시고 그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셨습니다. 




감사한 마음을 품고 힘을 내서 

부산까지 내려갔습니다.



부산점(서면점)의 모습입니다.

입구의 느낌은 어딘지 광화문점과 비슷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부산점은 부산에서 가장 큰 지점이면서도

동시에 이렇게 '학구적인 분위기'가 풍겨 독특했습니다.


기분 탓일까요? 

다른 지점에 비해서 매장 내의 음악 소리도 작은 것 같았습니다.


시간만 여유로웠으면 저도 한쪽 책상에 앉아

재미있는 소설책을 한 권 읽고 싶었습니다.


자기 계발 코너 담당자께 인사를 드리고 경성대 부경대 점으로 향했습니다.




경성대 부경대 센터는 '지점'이 아닌 '바로 드림 센터'로서

보유하고 있는 장서가 아주 많지는 않았습니다.


큰 지점이 아니라서 분야 별 담당자가 따로 있지는 않았습니다.

자기 계발 분야도 함께 관리하시는 담당자님께 인사를 드린 후,


이제 마지막 행선지인 '센텀시티점'으로 향했습니다.


부산점->경성대 부경대점 20분,

경성대 부경대점 -> 센텀시티점 20분으로


운전하는 체감상 서로 가까이에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장거리 운전을 하도 많이 해서 거리 감각을 상실했을 수도...)



센텀시티점은 광안리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신세계 센텀점에 있습니다.

센텀 지역은 올 때마다 상당히 이국적이라는 느낌을 받는 곳입니다.



세련된 지역에 오픈한 지 오래되지 않은 지점답게 

매우 쾌적하고 깔끔한 센텀시티점입니다.




좋은 책들 사이에서

간신히 얼굴만 빼꼼! 하고 내밀고 있군요......




센텀시티점의 자기 계발 분야 담당자님들께도 인사를 드린 뒤,

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




무척 아름다운 광안대교를 잠시나마 보고...



완전히 녹초가 되어 눈이 팅팅 부어버렸습니다.


이튿날에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


"작가님, 왜 이렇게까지 하세요?"


지방의 한 지점에서 오랫동안 근무하신 한 직원분께서 '저자(작가)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 처음 본다'며 물어보셨습니다.

"출간 이후 판매량도 나쁘지 않고, 그냥 이 시간을 즐기시는 게 어떠냐"고요.


글쎄요.

제가 만약에 《성공의 실력》이라거나 《경제적 자유를 얻는 비밀》 같은 책을 썼다면 그랬겠죠?

힘껏 목에 힘을 주고 여유롭게 웃으며 다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야, 너도 나 따라 해. 그럼 부자 된다." 이러면서 말이죠.


제가 쓴 글은 《실패의 실력》입니다.

'실력'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사실은 실패를 극복하는, 혹은 실패에 의연해질 수 있는, 힘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20대와 30대 내내 줄곧, 무진장 깨지기만 했던 제 실패의 경험을 통해

'실패 대리체험', '실패 간접경험'을 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이 될 수 있을지 생각하며, 솔직하게 담백하게 썼습니다.


그럼,

그 책은 어떤 분들이 읽어봐 주실까요?


지금 이 순간 실패를 겪고 아파하는 분들,

실패를 마주하고 있는 분들,

아직은 큰 실패를 경험하지 못해서 막연히 실패가 더 두렵고 무서운 분들.


저는 이런 분들께서 가장 먼저 이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진짜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분들께,

그리고 '서점'이라는 공간을 찾아준 모든 분들께 온 진심을 담아 응원하고 싶었습니다.


그뿐입니다.



시간과 체력이 허락된다면,

수도권의 못 가본 지점들과 전라도 지역도 가볼 생각입니다.


조금 더 시간이 여유로워진다면, 

전국의 '작은 동네 책방' 투어도 하고 싶습니다.


그때는 거기에 제 책이 있든 없든,

그저 책방이라는 공간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여행을 상상만 해도 설렘 가득합니다. 


그곳에는 어떤 서점 주인과 어떤 직원과 어떤 독자들이 있을지,

어떤 좋은 책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교보문고 #교보문고투어 #서점투어 #실패의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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