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3년 차 직업상담사다.
내 업무는 취업 알선과 상담이다.
요즘 핫하다는 국민취업제도와는 조금 다르다.
그냥 <사람과 일자리 사이를 이어주는 일>이다.
공공기관이라 찾아오시는 분들은 60세 이상 어르신들의 비중이 높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일자리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다.
요양보호사, 경비, 청소....
나는 구직자가 오면 신분 확인, 서류받고, 인사하고 끝.
그냥 기계처럼 등록하고 구인이 오면 알선만 했다.
직업상담사로 꼭 취업을 하려고 자격증 학원을 3군데 다니고,
실기시험에서 60점이상 되어야 하는데 59점으로 떨어지고,
2년 유효기간이 다되어 다시 재신청해서 보았던 그런 기억 속에
나는 나 스스로를 "알선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지냈다.
누가 내 직업을 물으면
“직업상담사”라고 말하기조차 부끄러워
그냥 “유사 업무 한다”고만 이야기했다.
또한, 젊은친구들이 가끔 오면 알선이 아닌 상담으로 어떻게 풀어가야할지 동공 지진부터 났다.
블로그에서 생활글이지만 글이란 걸 쓰기 시작하고 사이버대학교에서 코칭을 배우기 시작했다.
직업상담사 공부할때 배웠던 경청, 공감 질문법들을 이론이 아닌 실습을 하게 되었다.
그 실습을 열심히 하다보니
어느날 내 생일과 같은 날 태어난 구직자분이 오셨을 때
나도 모르게 “저랑 생일이 같으시네요.” 한마디를 하게 되었다.
그 구직자분은 이 특이한 날 생일자가 또 있다는 것에 활짝 웃으시며 답하셨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내가 정말 일에 관심 없이 대했는지를....
나는 내 일에 대해 조금씩 자부심을 갖기로 마음먹었다.
구직자에게 관심을 갖는 만큼
내 자신에게도 조금은 관대해지기로 했다.
이 글이 내 일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까? 싶지만
글을 쓰는 그 과정 속에서 깨달았다.
비로소, 자신감이 조금씩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것을
이제는 누가 물어보면, 조금은 자신 있게 말한다.
“저, 직업상담사예요.”
알선만 해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이제는 자랑스럽다.
평범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했던 일터도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보면 특별하게 보인다는 걸 알게 되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