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수록 새것처럼
계단을 오른다
오늘은 그냥 엘베에 올라탈까 고민하다
긴 줄을 보고 바로 계단실로 향한다
한 발 한 발 내 다리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몸이 무거워진다
뒤따라 올라오는 사람에게
방해가 되고 싶지 않아
평소보다 조금 더 빨리 움직인다
숨이 더 차오른다
딱 멈춰 서서 호흡에 집중한다
6층!!!
아직도 2층을 더 올라가야 한다
아무도 없는 계단실
내 속도를 찾고
마지막 남은 계단을 오른다
이렇게 매일매일
출근길 계단 오르기는
집으로 가기 위해
올라가야 할 5층 계단을
더 쉽게 오를 수 있게 했다
매일매일 스쾃 100개가 몸에 좋단다
그런데 지속하기는 힘들었다
계단 오르기가 비슷한 효과가 있단다
오늘 아침도 그냥 엘베를 이용할까
고민하는 나를 만나고
엘베 앞에 줄지어있는 사람들을 보고
내 몸은 계단실로 향한다
이렇게 나의 계단 오르기는
하루하루 지날수록
가벼워지고 쉬워진다
사용할수록
더 좋아진다니...
신기한 일이 아닌가
뭐든 쓰면 쓸수록 낡아 지는데
오르면 오를수록
더 새 것이 된다니
많이 많이 오르고
더더 더욱 가벼워지자
오늘도 나는 계단을 오르고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