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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희 마리아 Jun 19. 2024

프롤로그


난, 종이신문 읽기를 좋아한다. 지금도  세 개의 신문을 보고 있다. 진보적, 보수적 성향이라고 평가되는 신문과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지방지 하나.


얼마 전에 이사를 했다. 그런데 이사하기 전에 신청한 것이 신문배달 주소의 변경이었다. 하루라도 신문이 없는 날을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하루하루가 코로나 이전보다 더 바빠진 느낌으로 차분하게 신문을 정독할 시간도 없지만 그래도 배달되는 신문을 보면 언제든지 읽을 수 있다는 안도감이 든다. 종이 신문을 애정하는 것이 분명하다.


종이 신문을 구독하기 시작한 것은 거의 삼십여 년에 가깝다. 처음에는 균형 잡힌 뉴스나 다양한 정보 획득을 위한 목적에서였다. 그런데, 하나의 신문만으로는 아무래도 편파성을 띨 우려가 많자료수집의 측면에서 보다 많은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 세 개의  신문을 구독하게 되었다.


내가 보고 있는 신문들을 진보적, 보수적 성향의 신문이라고 했지만, 진보와  보수로 나누는 것은 사회적 구분이지 나의 관점아니다. 나는 보수 속에 진보가 있고 진보 속에 보수가 있는 것이 정상이고, 그래야만 건강하고 균형 있게 성장한다생각하여 왔다.


내 한 몸 안에도 진보와 보수가 공존하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어떤 때는 진보적이다가 또 어떤 때는 지극히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것이다.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검증된 보수와 실험적 진보가 같이 공존하며 서로 보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신문양이 방대하여 세 개의 신문을 모두 읽기는 어렵다. 일주일만 모아도 엄청난 양의 신문 더미가 쌓인다. 읽다 보면 그렇게 많은 지면을 발행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물량이 너무 많다. 예전 신문들은 실리는 정보와 기사들을 아끼며 읽었는데 지금 신문들은 지나친 물량 공세로 신문 안에서도 필요한 정보나 좋아하는 기사들을 취사선택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고 어떤 때는 그 많은 기사 속에서도 촌철살인의 좋은 내용을 찾지 못하여 헛헛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신문에도 분명 선호도가 있다. 내가 어떤 신문을 좋아하는가 관찰해 보니, 정치적, 사회적 이슈보다 문화적 정보와 향기가 있는 신문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진보를 부르짖고 정의를 외치지만 메마른 주장은 싫다. 신문사 나름의 의견이나 소신이 분명한 것은 좋지만 강요는 불편하다. 신문여유가 있고 배려가 있고 문화적 향기가 많은 신문을 선호한다. 


내가 일부러 찾아서 읽는 신문의 코너 중에 아침의 문장이라는 코너가 있다. 짧은 한 줄 정도의 문장을 소개하고 그  출처를 알려주는 내용인데, 난 그 코너가 좋다. 비수와 같이 가슴을 후벼내거나 촌철살인과 같이 뒤통수를 치거나 가랑비처럼  가슴을 적시는 문장들이 소개되는데 그 글귀들로 인해 나의 경직된 사고와 생각이 확장되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또, 독서의 길라잡이가 되기도 한다.


혼자 보기가 아깝다고 여러 사람들에게 소개하기도 하였다. 그러다가 아침의 문장 리뷰 코너를 만들어  소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아름답고 힘이 되는 글들을 더 많이 알려서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싶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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