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 프리랜서 이야기 01
대학 진학을 앞두고 학과 선택에 고민했다. 당시에는 안정적인 직업을 선망해 공무원을 꿈꿨다. 원하는 직업 선택에 도움이 될 만한 행정학과에 진학했다. 공무원이 된다고 하면 모두들 좋은 선택이라며 반겼다.
대학에 진학해 많은 경험을 했다. 각종 공모전에 출전하고, 동아리 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다른 학교 사람들과 활발한 교류도 이어갔다. 그러면서 내 적성, 취향, 성격 따위에 대해 돌이켜 봤다. ‘내가 과연 공무원이라는 거대한 조직사회에 적응할 수 없을까?’ 나는 정적인 것과는 거리가 먼 진취적인 성향에 가까웠다. 결론적으로 나는 다양한 대학 경험을 포기하고 책상머리에 앉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위인도 못됐다.
결국 진취적이고 활발한 성격을 살려 강사가 되었다. 정규직도, 계약직도 아니다. 시간을 능력껏 활용할 수 있는 프리랜서다. 매 학기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 수업을 한다. 안정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이런 생활에 안정을 느낀다. 자유로운 시간 속에서 내가 해야 할 일에만 몰입할 수 있어 무척 행복하다.
만일 거대한 조직에서 천편일률적인 삶을 살게 됐다면 1년 이상 버틸 수 있었을까? 매일 같은 시간 출근해 같은 사람들과 일하는 환경에 적응할 자신이 없다. 매 학기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고, 새로운 아이들에게 강의하는 지금의 일이 나에게는 공무원 보다 어울리는 일이다.
물론 안정적인 대기업 혹은 국가기관에서 정규직으로 법의 보호를 받는 직업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런데 나와 같은 성향의 사람에게는 맞지 않는 옷이다. 나에게는 개성 발휘가 더 중요하다. 또한 매달 들어오는 균등한 월급보다는 능력에 따라 페이를 받는 일에 더 매력을 느낀다. 생체리듬에 상관없이 시간에 맞춰 출퇴근해야 하는 상황도 나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카멜레온처럼 환경에 따라 색을 바꿔 살아간다. 나는 카멜레온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다. 그저 내게 맞는 환경을 찾아 서식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프리랜서라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