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에서 스페인어 배우기
이 여행기는 2011년에서 2012년 여행에 의해 쓰인 여행기입니다.
현재의 현지 상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감안하고 읽어주세요~
“콜롬비아를 아세요?”라는 질문에 혹시 스포츠웨어를 떠올리시나요? 아니면 커피의 나라 콜롬비아를 떠올리나요? 무한도전 바보 어벤저스에서 “콜롬비아의 수도는?”이라고 김태호 PD가 외쳤다면 망설임 없이 보고타라고 답할 수 있나요? 익숙하지만 생소한 나라 콜롬비아로 떠납니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로스앤젤레스와 마이애미를 거쳐 33시간 만에 “중남미 대장정 1년”의 시작점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 도착했다. 보고타의 하늘은 유난히 나에게 가까웠다. 가까운 하늘에 떨리는 마음 도잠 시 2600m의 고도가 나를 괴롭혔다. 우리나라 산으로 치면 백두산 꼭대기 높이다. 고산병에 걸리면 고도에 적응하는데 3일은 걸린다고 하더니 딱 3일을 고생하고 나니 두통과 가슴의 통증이 말끔히 사라졌다. 아 나도 적응의 동물이다.
알고 보면 콜롬비아는 우리와 꽤 가까운 나라다. 부모님 세대는 남미 유일의 한국전 참전국으로 기억하실 것이고, 지금 보고타의 길거리에는 현대차 기아차가 넘쳐나고 젊은이들은 K-pop에 열광한다. 한 택시기사는 내가 한국인이라는 말에 본인의 차가 기아라며 Muy bien!(매우 좋다)를 외치며 엄지 손가락을 쳐들기도 하고, 우연히 얘기를 나누게 된 한 콜롬비안은 Colombia와 Corea(스페인어로는 C로 시작한다)가 함께 Co로 시작한다며 Co동맹이라며 친근감을 표한다. 내심 반갑고 따듯한 그들이 좋다.
여행의 시작이니 만큼 정보도 얻고 친구도 만들고 싶어서 세계의 많은 여행자들이 찾는다는 유명한 호스텔로 숙소를 잡았다. 숙소에 도착해서 매니저와 얘기를 시작하는데…… 아뿔싸! 안 통한다 영어가. 구글 번역기를 돌려 겨우 도미토리의 침대 하나를 배정받았다. 한숨 돌리고 주말에 커피농장에 갈 버스표를 미리 사두러 터미널을 찾아 나섰다. 볼리바르 광장에서 콜렉티보를 타고 가면 된다는 말에 일단 볼리바르 광장에 가서 경찰에게 말을 걸었다. 버스 터미널에 가는 콜렉티보를 어디서 타냐고 물었지만 경찰은 전혀 알아듣지를 못했다. 결국 글로 써가며 의사소통을 해서 겨우 터미널에 갈 수 있었다. 알고 보니 버스 터미널을 “부스 떼르미나르(Bus Termanal)”라고 읽기 때문에 알아듣지 못한 것이었다. 같은 철자를 써도 읽는 법이 다르니 못 알아들을 수밖에…… 중남미에서 1년간 생존하기 위해서는 영어에 의존해서는 안 되겠다. 얄팍한 나의 스페인어 실력을 좀 더 손질해야겠다는 절박한 결론에 이르렀다. 콜롬비아는 남미에서 가장 표준적인 스페인어를 구사한다고 알려져 있으니 스페인어 배우기도 안성맞춤. 스페인어를 배위해 3주간 보고타에 머물기로 했다. 중남미 대장정 1년 낫 놓고 ㄱ자는 알고 시작해야 하지 않겠는가.
마침 지인이 보고타에 주재원으로 와있어 오랜만에 얼굴도 볼 겸 연락을 했다. 보고타 안내도 받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우울한 나의 스페인어 실력을 하소연했더니 BeSeTo라는 아시아 문화원을 소개해 주었다. 전문 스페인어 학원은 아니지만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코스와 함께 스페인어 코스가 있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수업 정원도 2명이라 2주 코스를 등록했다. 회화 수업인데 꽤나 재미도 있었다. 한 주 수업을 마친 뒤 진행된 현장수업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난다. 백화점에서 물건을 살 것처럼 가게에 들어가서 옷을 보여 달라고 하고 입어보기도 하고 가격도 물어보고 화장실도 물어보고 영화관도 가보고 슈퍼마켓, 레스토랑 등 백화점이 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묻고 또 물었다. 지나가던 사람을 살짝 건드리면서 화장실을 물었더니 그 사람이 꾀 당황하는 듯 보였다. 나중에 선생님께 들으니 소매치기가 많아 몸을 건드리면 우선 놀란단다. 사람을 불러야 할 때는 “실례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곤란한 상황이 생기면 해결해 줄 선생님이라는 백까지 있으니 이것저것 해보고 싶은 대로 다 해볼 수 있었다. 백화점 수업은 이게 중남미 여행 갓 2주 차인 나에게 실전교육 그 자체였다. 그 와중에 ‘어! 스페인어 실력이 늘고 있네’라는 생각에 혼자 뿌듯해하기도 했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 남미에서 스페인어가 필수라는 것은 알고 왔지만 생각보다 훨씬 더 절박한 상황이었다. 콜롬비아 사람들은 매우 따듯해서 도움이 필요해 보이면 정말 열심히 도와준다. 당연한 얘기지만 말이 통하면 더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좋은 수업까지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여행을 시작이 무척 좋다.
*보고타에서 스페인어 배우기*
보고타에서 스페인어를 배울 수 있는 대표적인 옵션은 세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대학 부설 어학원을 다니는 방법. 콜롬비아 국립대(Universidad Nocional)와 하베리아나 대학(Universidad Javerinia)의 어학코스가 가장 유명하다. 콜롬비아 국립대의 어학코스는 하루 2시간 2달 코스가 614,000페소(US$330) 정도로 수업료가 저렴하지만 수업의 인원수가 10명 내외로 많아 본인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지 않으면 수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적다. 하베리아나 대학의 어학코스는 수업의 질이 높기로 유명하고 특히 스페인어 능력 검정시험(D.E.L.E)의 감독관들이 강사진이기 때문에 스페인어 능력 검정시험을 볼 사람들이 선호하는 편이다. 코스의 날짜가 정해져는 있으나 본인의 시간에 맞춰 조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하루 4시간에 174페소(US$ 94)라는 비싼 가격으로 가격 대비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
두 번째 옵션은 많은 여행자들이 택하는 개인과외 1:1이나 2:1로 저렴한 가격에 비해 집중력 있게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선생님에 따라 수업의 질이 크게 달라지는 위험부담이 있다. 보통 여행자들이 많이 모이는 호스텔에서는 부탁을 하면 선생님과 연결시켜주고 호스텔 게시판에도 스페인어 수업에 관한 명함들이 많이 붙어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시간당 2만~25천 페소(US$11~13.5)로 가격이 형성되어있다.
세 번째 옵션 은사설 학원. 보고타에는 많은 스페인어 사설 학원이 있는데 한국에 가장 많이 알려진 학원으로는 대학 부설이었다가 사설학원으로 독립한 누에 바렌 구 아(nuevalengua)가 있다. 수업일정 조정이 용이하고 학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문화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1주 15시간 코스에 US$180 또 다른 사설 학원으로는 현재 내가 다니고 있는 BeSeTo가 있다. 전문 스페인어 학원은 아니고 아시아문화원 정도 되는 곳으로 한국어, 일본어, 중국어 코스와 함께 스페인어 코스가 있다. 한 수업당 최대 2명으로 인원 제한이 있어 집중력 있는 수업을 받을 수 있고 시간당 16,000페소(약 US$ 8.5)로 저렴하다. 또한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있는 현지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친해지거나 도움을 받기 용이하다. 하지만 문화교류 차원의 수업이기 때문에 기초 회화를 배울 여행자들에게는 충분하지만 전문적으로 스페인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는 커리큘럼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