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 다함께 차차차 (서울식물원 X 전라남도 농업기술원)
서울식물원에서는 차(TEA)를 주제로 한 차나무 품종 전시회가 있었다. 녹차나 홍차의 원료가 되는 다양한 차나무를 한눈에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설렜다. 차나무의 특성상 한번 뿌리를 잡으면 옮기기 쉽지 않은데 어떻게 전시할까.
전시회는 실내온실에서 열리고 있었다. 화분을 온실 산책로를 따라 진열해놓은 형태였다. 생각한 것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여유롭게 차나무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차나무의 학명인 Camellia Sinensis(카멜리아 시넨시스)속 ‘금설’ ‘금향’ ‘보향’과 같은 국내품종과 홍차로 유명한 ‘실론’, 말차로 많이 만드는 ‘후슌’과 ‘야부기다’와 중국차로 유명한 ‘육계’와 ‘안길백차’ ‘황금계’ 등. 멀리서 보면 비슷하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잎맥과 잎의 가장자리가 조금씩 달랐다. 중국의 차 품종 중 ‘운남대지’는 신용카드를 숨길수 있을 정도로 잎이 컸다.
차열매와 차꽃도 운 좋게 볼 수 있었다. 일본의 로비라끼는 붉은 염료 한 방울을 꽃잎에 떨어뜨려 자연스럽게 퍼진듯한 핑크색이었는데 그 컬러가 참 신기했다. 그동안 차 산지 답사를 다니며 봤던 차꽃들 전부가 흰색이라서 더 눈에 들어왔던 것 같다.
우리나라의 차품종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아졌다. 기후변화로 최근 몇 년 동안 보성과 하동의 다원들이 냉해피해를 많이 입었는데, 국내 환경에 맞춰 개발되는 품종이 과거에 비해 많아진 것 같아 반가웠다.
사람도 가까이에서 보면 다 다르듯, 멀리서 볼 때 똑같아 보이는 차나무들도 가까이에서 보니 조금씩 다른 모습이었다. 이 나무들이 자라고 수확되어 차(TEA)가 되고, 화장품과 기능성 식품의 원료가 되는 되는 것이다. 식물은 싹을 틔우고 생명을 잃을 때까지 아낌없이 주기만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