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기의 동기부여와 방법론
브런치에 매일 쓰고 발행하고 있다. 3월 초부터 꼬박 3달이 넘는 기간 동안 거의 매일 쓰고 발행했다. 글 쓰는 것 이상으로 감정적으로 다른 것에 몰입했던 날 하루이틀을 제외하고는 매일 발행했다. 어느 날 발행하지 못했으면 그 주의 다른 날에 더 많이 써서 한 주의 글 수는 채우려고 했다. 직장 생활과 다른 일들을 병행하면서 완결성 있는 글을 어떻게 매일 발행하는지 생각과 노하우를 나눠보고자 한다.
매일 쓰는 동기부여와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나눠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먼저 매일 쓰고 발행하는 것에 대한 동기부여는 이렇다.
첫째, 매일 쓰기로 한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소 단위의 목표 설정이었다. 묵은 글감이든 그날의 단상이든 글로 쓸 수 있는 소재는 항상 있다. 그날 하루의 가장 강렬했던 생각을 붙잡고 하나의 글로 남겨 놓는 일은 매력 있는 일이다. 특히 독자를 상정하고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어떤 말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있게 구체적으로 쓰려고 하다 보면 나중에 내가 봤을 때도 일기장이나 메모장에 끄적거린 것보다 그날 하루의 내 생각을 선명하게 되짚어 볼 수 있다.
글이라는 것의 마법은 눈에 보이지 않는, 그리고 영원히 사라지는 순간들을 눈에 보이는 것으로 바꿔놓는 것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특히 매일 쓰는 사람은 나이 듦이라는 미지의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덜하다. 내가 살아가는 하루를 충실히 기록해 두었기에 시간이 그냥 흘러갔다고 생각하지 않게 된다. 매일의 하루는 소중했고, 나를 성장시켰고, 무엇보다 아주 생생하게 내 인생의 한 페이지가 되었다고 느끼게 된다.
두 번째 동기부여는 누구를 위해 쓰는가이다. 글을 나를 위해 쓰고, 그리고 내 글이 도움이 될 사람들을 위해 쓴다. 오로지 나를 위한 것, 내 유익을 위한 일을 할 때 동기부여가 된다. 내 자신에게 글을 쓰는 것이 감정적으로 도움이 된다. 어떤 일에 대해 어떤 감정을 느껴야 되는지 재빠르게 판단이 되지 않을 때가 있다. 특히 타인과 연관된 일일 때 더 그렇다. 타인의 의도, 감정, 그리고 타인의 언행으로 인한 나의 감정, 이 감정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글로 쓰다 보면 방향성이 훨씬 선명해진다. 어떤 일이 일어난 직후의 감정과 시간이 좀 더 지나서 깨닫게 된 감정과 생각이 조금 다를 때도 있다. 이 역시 글로 기록해 두면 내가 처음에는 감정에 치우쳐서 본질을 잘 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기도 하고 다음에 비슷한 일이 있을 때 어떻게 판단하면 좋을지 나침반이 되어준다.
나의 감정을 해소하고 정리하는 목적 외에 타인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을 가지고 글을 쓸 때도 있다. 내가 세상에 어떤 가치를 전달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하다. 책을 낸다면 이런 목적의 책을 내는 것이 목표이다.
다른 일들을 병행하며 매일 글을 쓰고 발행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에 대해 다음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먼저, 하나의 글과 문장 자체를 엄청 잘 쓰는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나는 단지 글을 쓰는 것보다 책을 쓰는 것이 관심사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 여러 글을 써서 하나의 책이 되게 만드는 목적성을 가지고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그래서 관심을 많이 받고 좋아요를 많이 받을 수 있는 한 편의 글을 발행하는데 치중하지 않는다. 책을 읽다 보면 모든 챕터, 모든 문장이 다 똑같이 좋은 것이 아니다. 이런 생각으로 글을 쓰면 더 마음 편히 쓸 수 있다.
그리고 최종 판단은 독자가 한다. 어떤 독자는 이 챕터를 좋아하고, 다른 독자는 다른 챕터를 좋아한다. 다양하게 글을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을 때 사람들 별로 더 좋아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깔고 부담 없이 나의 다양한 생각을 글에 하나씩 풀어낸다.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다 보면 내가 어떤 글에 쏟은 정성이나 어떤 글에 대한 나의 자신감과 비례해서 관심과 좋아요를 받지 않는다. 그날 글을 쓰기가 너무 피곤해서 자기 검열을 덜 거치고 휘리릭 썼는데 반응이 좋기도 하고, 스스로는 꽤나 뿌듯한 글을 썼는데 호응이 예상보다 덜 하기도 하다. 반복적으로 이런 경험을 하다 보니 잘 쓴 글을 내놓아야겠다는 부담보다 우선 다작을 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겨났다.
둘째, 글을 한큐에 쓰고, 쓰는 것 자체에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는다. 글 하나를 써서 발행하는데 시간이 엄청 많이 걸린다면 시간적 부담감 때문에라도 매일 쓰기 힘들 것이다. 보통 1~2시간 내로 하나의 글을 써서 발행한다. 정 시간이 없으면 시와 산문의 중간 형태에 있는 글을 써서 발행한다. 이런 글이 나오려면 감정적으로는 꽤 강렬한 밀도가 필요하긴 하다.
글을 쓰는데 소요하는 시간은 짧지만 평소에 다른 일들을 하면서 머릿속으로 문장과 플로우를 만든다. 샤워를 하면서, 산책을 하면서 어떤 문장이 탁 머리를 치고 지나가면 그 문장을 기억해 두거나 기록해 둔다. 그렇게 세 문장 정도가 떠오르면 그 문장들을 가지고 글을 쓴다.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 아예 그 문장 자체를 글의 초반에 배치하고 그 문장을 확장시켜 하나의 글을 완성시킨다. 글의 내용이 처음 생각했던 내용과 조금 달라지더라도 주제는 먼저 정해놓고 글을 썼기에 구체적인 예시나 내용이 달라지면 달라진 채로 글을 마무리 짓는다. 쓰는 순간에 글이 탄생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나도 내가 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글을 내 손가락이 쓰고 있다. 그래서 한 편의 글이 탄생하고, 이것 자체가 신비롭다. 평소에 우리가 뇌의 아주 일부만을 사용한다고 하는데, 글을 쓰게 되면 사용하지 않던 부분까지 활성화되면서 내가 쓸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글이 탄생하는 느낌이다. 베이킹을 할 때 오븐에서 반죽과는 전혀 다른 형태의 무엇인가가 빵으로 탄생하는 것과 같은 신비로움이다. 그래서 글을 쓰는 것이 매력적이다.
정리하면,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에게 도움이 되어서, 그리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느껴서 매일 글을 쓰는 동기부여를 얻는다. 모든 글을 잘 쓰려고 하는 부담을 내려놓고, 1~3개 정도의 문장을 붙잡고 글을 풀어나가되, 한큐에 글을 흘러가는 대로 쓰면서 시간적 부담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