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임> 브런치 왕초보의 긴가민가 사용 후기
'브런치'라는 존재를 알게 된 건 3주 전.
'브런치 작가'가 된 건 5일 전.
첫 번째 글을 올린 건 그저께.
두 번째 글을 올린 건 어제.
이 짧디 짧은 시간 동안의 브런치 사용 후기 요약 - "브런치는 설렘과 공허함을 동시에 주는 공간"이다.
브런치에 글을 올린 지난 이틀 동안 여러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를 곰곰이 들여다보며 그 생태계를 파악하는 데에도 시간을 좀 보냈다. 완전 브런치 생초짜인 내가 이 시점에 감상을 적어두는 것도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킷, 너란 녀석은...'
글을 올리고 라이킷을 금세 몇 개 받았다. '내 글이 좀 괜찮은가?' 싶은 마음과 '정말 읽고 라이킷을 누르는 걸까?'싶은 생각이 거의 동시에 들었다. 라이킷이 '품앗이'이고 '투자'라는 글을 여러 개 봤었기에 좋으면서도 긴가민가했다.
'그래도 절반은, 아니 절반의 절반은 내 글이 좋아서 라이킷을 클릭한 것이겠지', '그렇다면 일단 숫자가 늘어나는 것은 그 비율이 몇 퍼센트일지언정 실제로 읽고 공감한 사람의 숫자도 비례해서 늘어나는 것이니 좋은 거겠지'라며 일단 가볍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누가 뭐래도 나는 마음에 드는 주제와 글을 봤을 때 '라이킷'과 '구독'을 누르려하고 있고, 나 같은 사람도 분명 많이 있을 테니까. 비록 콘텐츠가 워낙 방대해서 읽는 양에는 한계가 있지만 말이다.
진짜 왕초보의 눈으로 브런치를 여기저기 살펴보았다. 차근차근 어떤 주제들이 있는지, 어떤 책들이 출간되었는지, 무엇보다도 얼마나 자주 새 글이 올라오는지 살펴봤다. 일 분에 몇 개씩 새 글이 올라왔다. 이 글들 속에 내 글이 순식간에 파묻히는 건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허탈감이 조금 밀려왔지만 뭐 괜찮다. 이미 예상하고 있던 일이니까.
제목의 중요성을 느꼈다. 이 무수한 글들 속에서 하나를 골라 클릭하게 하는 건 마음에 드는 제목이었다. 제목과 소제목 정도만 보이는 목록에서 일단 이것이 끌려야 읽었고, 그 글이 마음에 들면 그 전 또는 그 다음 글들을 이어서 읽었다.
꾸준함의 중요성도 느꼈다. 글이 첫 화면 최신글 목록에 몇 분이라도 머물러 있으려면 글을 자주 올려야 한다. 그래야 뭘 클릭할 건더기라도 생기니까. 수만 명의 작가 중에 나를 도대체 누가 어떻게 왜 찾겠는가. 클릭해서 글이 좋으면 앞 뒤 글도 찾아서 읽고, 라이킷이나 구독도 하게 되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완벽한 글' 보다는 '충분히 완성한 글'에 만족하는 것도 전략일 수 있겠다 싶었다. 나는 글 하나하나에 너무 시간과 공을 들이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유심히 글을 읽기에 브런치에는 글이 너무 많다. 본인이 추구하는 바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완벽에 집착하기보다는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완성해 꾸준히 자주 올리는 것이 원하는 목표에 더 빨리 도달하는 길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물론 그렇다고 너무 불완전하면 아무런 기회조차 안 올 수 있겠지만...
독자가 읽고 싶은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은 사실 당연한 말이지만, 나는 현재 내가 쓰고 싶은 나의 인생이야기를 쓰고 있다. 내 삶이 독자들에게 얼마나 흥미를 줄지는 앞으로 알게 될 것이다. 우선은 내가 쓰고 싶은 글을 즐겁게 쓰려한다. 이제 시작이니까.
중독되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 이제 겨우 글 두 개 올리고는 하루에도 몇 번씩 라이킷이나 구독자수를 체크했다. 그런 게 싫어서 모든 소셜미디어를 끊고 사는데... 글을 몇 시간씩 주야장천 쓰는 것도 조절하려 한다. 워낙 글쓰기를 좋아해서 하루 종일 글만 쓰고 살아도 좋을 것 같지만, 그래도 시간을 정해놓고 인생 밸런스 맞춰가며 브런치를 사용하려 한다.
겨우 글 두 개 올리고, 브런치에 대해 느낀 점을 쓰는 것 자체가 좀 어쭙잖게 보이긴 하지만, 이 글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한 번씩 들여다보고자 쓰는 마음도 있고, 언젠가 브런치를 더 활용하고, 어떤 성과가 나온 후에 감상을 비교해 봐도 흥미롭겠다는 생각에 쓰는 마음도 있다.
모든 걸 떠나 브런치는 요즘 나의 가장 즐거운 놀이터이다. 외국살이 하며 한국책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렇게 좋은 글들을 한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 횡재처럼 느껴진다. 모든 독자님들과 작가님들께서도 즐겁게 글을 읽고 쓰시길 바라며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