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탐색과 독초 구별법
1장: 절망에서 희망으로 (1~10일차)
글, 그림 : 이동혁 건축가
물이 해결되자, 이제 진짜 문제가 눈앞에 닥쳤다.
"…배고파."
나는 배를 움켜쥐고 한숨을 쉬었다.
단순한 허기가 아니다.
몸에서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느낌.
다리에 힘이 풀리고, 머리가 어질어질해진다.
이게 생존의 본질이다.
물을 마시지 않으면 3일을 못 버티지만,
음식을 먹지 않으면 3주를 못 버틴다.
하지만 ‘3주 동안 버틸 수 있다’는 말은 어디까지나 가만히 있을 때의 이야기다.
지금처럼 움직이고, 나무를 오르고, 계속 생존을 위한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며칠 안에 몸이 완전히 망가질 수도 있다.
나는 결심했다.
"먹을 것을 찾는다."
배고픔이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거나 먹다간 오히려 더 위험해진다.
무인도에서 가장 중요한 법칙은 이거다.
"배고파도 급하게 먹지 마라."
사람이 굶어 죽는 데는 3주가 걸리지만, 독을 먹으면 몇 시간 안에 죽을 수도 있다.
실제로 많은 생존 사고 사례에서
굶주림 때문에 독초를 먹고 죽은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숲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이제부터 진짜 시험이 시작될 것이다.
나는 생존 전문가들이 말하는 식량 탐색의 기본 원칙을 떠올렸다.
동물들이 먹는 것은 대부분 안전하다.
색이 강렬하거나 유독한 냄새가 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입술과 피부에 먼저 테스트해본다.
버섯은 절대 함부로 먹지 않는다.
익숙한 식물이라도 조심해야 한다.
이 원칙을 머릿속에 새긴 채, 나는 식량을 찾기 시작했다.
먼저, 나는 작은 덤불 속에서
작고 빨간 열매가 가득 열린 나무를 발견했다.
"…일단 멈춰."
이럴 때는 조급하면 안 된다.
나는 먼저 그 주변에 동물의 흔적이 있는지 확인했다.
새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이 이 열매를 먹고 있다면
대부분 인간도 먹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물들이 손도 대지 않는 열매는 피해야 한다."
나는 잠시 숲을 관찰했다.
하지만 이 열매를 먹는 동물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다음 단계다.
나는 독초를 판별하는 방법을 하나씩 실행했다.
전문적인 생존 전문가들은
"무인도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독초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라고 강조한다.
독초를 판별하는 몇 가지 확실한 기준이 있다.
자연은 신호를 보낸다.
독이 있는 식물은 대개 강렬한 색을 띤다.
특히 빨강, 주황, 보라, 파랑 계열의 식물들은 독성을 가진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협죽도"(Oleander)는 아름다운 꽃이 피지만
잎, 줄기, 씨앗에 강한 독성이 있어 한 입만 먹어도 위험하다.
독성이 있는 식물은 대개 강한 냄새를 풍긴다.
손으로 잎을 으깬 후 냄새를 맡았을 때
쓰레기 냄새, 썩은 냄새, 화학약품 같은 냄새가 난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천남성"(Arisaema triphyllum) 같은 식물은
맵고 자극적인 냄새가 나며, 먹으면 입안이 타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식물을 자르거나 줄기를 꺾었을 때
흰색 수액(유액, Latex)이 나오면 독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박주가리"(Milkweed)나 "맨드레이크" 같은 식물들은
유백색 수액이 나오며,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다.
식물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가시나 털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경우,
대부분 독성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독말풀"(Datura)은
잎과 줄기에 작은 털이 있으며,
섭취하면 환각을 유발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어쩔 수 없이 먹어야 한다면,
우선 피부와 입술에 문질러본다.
30분 동안 가려움, 발진, 따끔거림이 생기면 독 가능성 높음
이상이 없다면 한 입만 씹고 15분 기다리기
어지러움, 메스꺼움, 구토, 복통이 느껴지면 즉시 뱉고 물을 마실 것
이 원칙들을 지킨다면,
독초로부터 생명을 지킬 수 있다.
나는 신중하게 열매를 관찰했다.
✔ 색이 강렬하지 않다.
✔ 냄새가 강하지 않다.
✔ 유액이 나오지 않는다.
✔ 주변에서 이 열매를 먹은 흔적이 있다.
"일단 테스트해보자."
나는 손가락 끝으로 열매를 으깬 후
입술에 살짝 묻혔다.
…이상 없음.
그다음, 혀끝에 살짝 대보았다.
…아직 괜찮다.
마지막으로 아주 작은 조각을 씹고 15분을 기다렸다.
"괜찮아!"
나는 천천히 열매를 입에 넣었다.
달달한 맛이 퍼졌다.
"살았다!"
나는 허겁지겁 열매를 따서 먹었다.
마치 첫 번째 승리라도 한 것처럼.
나는 첫 번째 식량을 손에 넣었다.
이제 조금 더 오래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이 섬이 그렇게 쉽게 나를 살려둘 리가 없었다.
"스르륵…"
나는 순간적으로 몸을 굳혔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숲속에서,
어딘가에서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이건 바람 소리가 아니다.
나는 천천히 칼을 꺼냈다.
무인도에서의 두 번째 밤.
이번에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