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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누 Mar 18. 2020

일반경영대학원(MS)에서는 어떤 것을 배우나요?

일반경영대학원(MS)과 MBA 과정의 차이


“나 이번에 회사 그만두고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어. 일을 하다 보니까 경영학 공부가 하고 싶더라고.”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근황을 이야기하면 경영학 전공자가 아닌 이상 거의 백이면 백 이렇게 되물었다.


아. MBA 가는구나? 엄청 비싸다던데, 학비가 얼마나 해? 퇴사하고 다녀야 하는 거야? 회사에서 지원도 많이 해주던데?


공학이나 인문학 등 대부분의 학문은 대학원 진학이라고 하면 으레 일반대학원 석사를 떠올리는 반면, 많은 사람들이 ‘경영학 대학원 = MBA’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듯했다. MBA가 아니라 일반경영대학원을 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해주어도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놀랍게도 그 두 분야는 굉장히 다르다.


 나 또한 경영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일반경영대학원과 MBA의 차이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지 못해서 두 군데 전부 입학설명회를 가보고 결정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직장 경력이 있었기 때문에, MS과정을 지원한 후 면접심사 때 '왜 MBA가 아니라 MS과정을 선택한 것인지, MBA와의 차이점에 대해 알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다. 


왜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은 것인가?


경영학 석사과정을 고민하고 있다면 한 번쯤 진지하게 스스로에게 물어야 하는 질문이다. MBA와 MS과정의 가장 큰 차이는 '졸업 후 기대하는 커리어'일 것이다. 간단히 말하면, MBA는 직장에서 좀 더 좋은 커리어를 쌓고 싶거나 혹은 커리어를 전환하고 싶을 때(예를 들어 인사업무를 하다가 마케팅 쪽 직무로 바꾸고 싶을 때) 진학하는 실무중심의 과정이며, MS는 관심 있는 사회현상을 연구해서 논문을 쓰는 연구자로 성장하는 과정이다.





MBA는 실무자를 위한 과정이다.

물론 학교마다 성격이 다르기는 하지만, MBA의 경우 직장경험이 적어도 2년 이상인 실무자들이 자신의 업무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다니는 경우가 많다. MBA를 '비싼 학비를 내고, 인맥을 쌓으러 가는 곳'이라고 폄하하는 이야기도 많지만, 사실 직장을 다니다 보면 나와 비슷한 직군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진지한 고민을 나누는 것이 쉽지 않다. 이직을 고민하거나 다른 회사의 사례가 궁금할 때, 나와 비슷한 경력을 갖고 있으면서 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동료를 알고 있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MBA는 그만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기업 경영의 큰 그림을 그리고, 함께 커리어를 쌓아갈 동료를 만드는 곳인 셈이다.


경영자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보니, 실제 기업 케이스를 다루며 토론을 하거나 산업환경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수업이 대부분이다. 저녁 시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 회사와 병행 가능하고(물론 full-time을 요구하는 학교도 있다.), 졸업 때 아카데믹한 논문을 작성하기보단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 같이 실제 기업 케이스 조사를 하거나 인턴십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MS는 연구자를 양성하는 과정이다.

MS과정의 경우 MBA와는 목적이 완전히 다르다. 학문적인 연구를 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박사과정에 진학해 연구자가 되는 것이 목적인 과정이다. 실무 중심의 MBA보다는 공학이나 사회과학계열의 대학원생과 가깝다.


때문에 지원을 할 때 직장경력은 보지 않고, 오히려 학부 성적이나 연구 경험 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경영학 자체가 종합적인 학문이다 보니 다른 학문에 비해 학부 전공이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은 MBA와 비슷하다. MBA보다 세부 분야를 깊이 연구하며, 때문에 조직, 금융, 마케팅, 회계 등 경영학의 세부 분야 중 하나를 선택해서 입학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MS과정에서는 "무엇이 기업의 성과를 결정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기업 성과에 영향을 주는 변수(산업의 경쟁력, 특허수, 감사시스템 등)를 정하고, 적절한 방법론을 선택하여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MBA와 MS과정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이나 추구하는 목표는 굉장히 다르지만, 연구 주제를 고민하고 적용하는 과정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일반경영대학원에서 연구를 지도하는 교수가 MBA 강의를 하기도 하고, 학문적인 연구를 하는 과정에서도 "이것이 실제 기업 경영상황에서도 유의미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20년도 지난 논문을 읽으면서 직장을 다닐 때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필요한 연구를 하기 위해 최신 경영 트렌드도 꾸준히 접하는 중이다. 학문적 연구가 실제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는 점이 사회과학계열 연구가 매력적인 이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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