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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은경 Feb 17. 2022

[1118]일일일발(견)_퇴사하겠습니다.


매일 사소한 발견을

기록하려 한다.



'기록'하려 한다.

그러니까 '발견'하려고 한다.

하루의 발견.

(제발 끈질기게 연재할 수 있기를)




2022/02/17/목



"퇴사하겠습니다."



출처 : 글쓰는 쟈스민




가슴에 사표 하나쯤 들고 다닌다던

그 말을 실감한 건 무려 2년전 쯤.

그렇게 2년이 흘렀으니 가슴에서 입 닿기가 이리도 멀 줄이야.

아마 가슴의 진로를 방해하던 이성 때문이었겠지.

'월급, 그게 뭐라고. 얼마나 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먹고는 살아야 하여

참기도 오래 참아왔다.



"우리 딸 이번에도 알아서 잘 하겠지."라며

응원을 건네던 엄마 태도가 몹시 달라졌다.

대뜸

그래도 네 남편 대학원 졸업까지는 다녀야 하지 않겠냐, 한다.

조금 더 견뎌보란다. 자신의 딸이 버틸만큼 버텼다는 가여움은 잊은 듯, 현실에 굴복하라는 듯.

그 말에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일었다.

2년을 물러 다시 제자리로 가라는 엄마에게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맹렬하게 대들었다.

더 무엇을 참으라는 거냐며.

참을 게 남아있기는 하냐며.



그래서 그만 견디기로 했다.

2022년 2월 16일 어제

벌벌 떨리는 입으로 퇴사를 고했다.

나가겠다고. 끝이 났다.

더는 가슴에도 입에도 사직서는 없다.




고작 한 마디 뱉기가 무어라고, 싶을 만큼

막상 아무것도 아니었다.




1118


1118(1일1발(견))을 주제로 연재합니다.

매일 사소한 '기록'을 목표로 하고,

일상 '발견'을 목적으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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