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에서 현실로: AI와 함께한 10개월의 여정
"와, 나 이거 완전 구린 디자인도 돈 수십만 원을 주고 맡기고 있었잖아!"
작년 5월 처음 친구에게 미드저니와 AI를 소개했을 때의 그 반짝이는 눈빛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한 사업체를 운영하는 친구는
그동안 외주 디자이너들에게 맡겨왔던 수십만 원의 작업들이 떠올랐나 봅니다.
"고마워! 나 이제 비용 완전히 절약할 수 있겠다! 나도 공부하고 직원도 AI 공부시켜야지!"
열정 가득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던 친구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0개월 후,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친구는 여전히 디자이너들에게 작업을 맡기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진짜 신기했어. 근데 자꾸 뭔가 부족한 거야. 내가 원하는 그게 안 나와."
커피를 마시며 친구는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AI로 수없이 많은 시도를 해보았지만, 결국 다시 디자이너들에게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친구는 깊은 통찰을 들려주었습니다.
"남의 영역은 언제나 쉽게 보이더라. 나는 AI를 처음 봤을 때 그 화려함에 완전히 속았어. 삼성이나 현대처럼 대기업들이 수천만 원 들여서 하는 작업을 내가 거의 공짜로 할 수 있을 것 같았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친구는 계속 이야기했습니다.
"근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그게 정말 가능했다면 누군가는 진작에 AI로 그 시장을 점령했겠지?
난 우리 브랜드에 맞는 아기자기한 크레파스 느낌의 그림을 원하는데,
AI는 자꾸 멋진 수묵화랑 유화만 그려주는 거야.
물론 그것도 예쁘지. 근데 그게 다야."
친구의 말은 계속되었습니다.
"결국 내가 원하는 건 크레파스 그림이더라도 우리 브랜드의 정체성이 담긴,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이해한 디테일한 작업이야. 근데 지금 AI는... 음... 마치 내가 지갑을 사러 갔는데 너무 좋은 가방이니까 이걸로 지갑 대용으로 쓰라고 하는 것 같아."
친구의 이야기는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첫째, AI는 마법이 아닙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브랜드의 미세한 뉘앙스, 타깃 고객층의 취향, 시장의 트렌드 등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합니다. 친구의 회사처럼 아기자기한 크레파스 느낌의 디자인이 필요한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미니멀한 디자인이 필요한 브랜드도 있습니다.
둘째, 전문성의 깊이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합니다.
친구는 여러 AI 강의도 들어보고 직접 시도도 해보면서 깨달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 작업도 그 안에는 수년간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겨 있다는 것을요.
"너도 알잖아. 우리가 작년에 론칭한 00 디자인 있지? 겉보기엔 단순한 크레파스 낙서 같아 보여도, 거기에 담긴 브랜드 스토리텔링이랑 타겟층 분석, 경쟁사와의 차별화 포인트... 이런 게 다 녹아있는 거거든."
셋째, AI는 도구이지 해결책 자체가 아닙니다.
친구의 회사는 이제 AI를 보조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초기 아이데이션 단계에서 다양한 방향성을 탐색하거나, 반복적인 작업을 자동화하는 데 AI를 활용하면서, 핵심적인 크리에이티브 작업은 여전히 전문 디자이너들의 손길을 거칩니다.
"요즘은 균형을 찾은 것 같아. AI는 우리 직원들의 작업 효율을 높여주는 좋은 도구야. 하지만 그걸 어떻게 활용할지, 어떤 결과물이 우리 고객에게 진짜 가치를 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지."
이제 우리는 AI와 함께하는 미래를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그 미래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닌, AI와 인간의 전문성이 시너지를 이루는 모습일 것입니다. 친구의 10개월간의 여정이 보여주듯, 진정한 혁신은 새로운 기술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우리의 전문성과 지혜로 조화롭게 활용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결국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각자의 강점을 살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
AI든 전문가든,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야 하지 않을까?"
커피잔을 비우며 친구가 던진 이 말은,
어쩌면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지혜로운 제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To Be Contin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