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담쟁이

by 도종환

by supersu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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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고하셨습니다


[0908] #100 담쟁이 by 도종환


저것은 벽

어쩔 수 없는 벽이라고

우리가 느낄 때

그때,

담쟁이는 말없이 그 벽을 오른다.


물 한 방울 없고,

씨앗 한 톨 살아남을 수 없는

저것은 절망의 벽이라고 말할 때

담쟁이는

서두르지 않고 앞으로 나간다.

한 뼘이라도 꼭 여럿이 함께

손을 잡고 올라간다.

푸르게 절망을 잡고 놓지 않는다.


저것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고

고개를 떨구고 있을 때

담쟁이 잎 하나는

담쟁이 잎 수 천개를 이끌고

결국 그 벽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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