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4. 멀리 가는 물

by 도종환

by supersu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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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흘러 흘러 그 물들 어디로 가나



#44 멀리 가는 물 by 도종환


어떤 강물이든 처음엔 맑은 마음

가벼운 걸음으로 산골짝을 나선다.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가는

물줄기는 그러나

세상 속을 지나면서

흐린 손으로 옆에 서는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미 더렵혀진 물이나

을 대로은 물과도 만나야 한다


이 세상 그런

여러 물과 만나며

그만 거기

멈추어 버리는 물은 얼마나 많은 가


제 몸도 버리고 마음도 삭은 채

길을 잃은 물들은 얼마나 많은가

그러나

다시 제 모습으로

돌아오는 물을 보라


흐린 것들까지 흐리지 않게

만들어 데리고 가는

물을 보라


결국 다시 맑아지며

먼 길을

가지 않는 가


때 묻은

많은 것들과 함께

섞어 흐르지만

본래의 제 심성을 다

이지러뜨리지 않으며

제 얼굴 제 마음을

잃지 않으며

멀리 가는

물이 있지 않는가


#1일1시 #100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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