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4. 푸른 밤

by 나희덕

by supersupa

# 제주도의 푸른 밤이 그냥 의식의 흐름으로 생각난다

간만에 한자한자 힘을 주고 쓰고 나니 팔이 아프다

공들여 쓰는 대신 오타가 많아진다

짧게 되내이며 쓰는데 그동안 오번역해버린다...



[0803] #064 푸른 밤 by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1일1시 #100lab


매거진의 이전글#063. 하루살이와 나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