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나희덕
# 제주도의 푸른 밤이 그냥 의식의 흐름으로 생각난다
간만에 한자한자 힘을 주고 쓰고 나니 팔이 아프다
공들여 쓰는 대신 오타가 많아진다
짧게 되내이며 쓰는데 그동안 오번역해버린다...
[0803] #064 푸른 밤 by 나희덕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1일1시 #100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