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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상한호랑이 Jun 19. 2024

「나뭇가지와 뿌리」 - 도종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읽었다옹

나뭇가지 끝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사랑스러울까

혁명과 좌절과 눈보라 지난 뒤에도 때가 되면 다시 푸른 잎을 내고

하늘로 하늘로 올라오는 숲의

맨 위쪽 어린 가지들을 내려다볼 수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땅 속에서 만날 수 있다면

배반과 아우성과 오랜 가문 날이 지나도

갇힌 흙밑을 소리없이 걸어내려가서

아래로 아래로 깊어져가는 뿌리를 만날 수 있다면

깊어져가며 꽃 한 송이씩 밀어올리는

뿌리의 그 순한 눈들을 만날 수 있다면




2024.6.19. 자라나는 존재의 순수한 아름다움은 그 방향을 가리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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