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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Brunch
By Sustain Life . Jan 06. 2017

레스토랑의 맛

해산물 아보카도 리조토




해산물 아보카도 리조토



INGREDIANTS (2인분 기준)


불린 쌀 한 컵

아보카도 1개

새우 / 바지락 적당량

마늘 / 양파

버터 / 올리브유 / 후추 / 소금 / 바질 후레이크



DIRECTION


_ 예열된 팬에 버터를 두른다.

_ 편으로 썬 마늘과 다진 양파를 볶는다.

_ 마늘과 양파가 반투명해질 즈음 불린 쌀과 물 1.5배 가량(2배까지)을 붓고 약 20분간 끓여준다. 

_ 중간중간에 올리브유를 첨가해 가며 저어준다.

_ 물이 자작할 정도로 쌀이 익으면 바지락과 새우를 넣고 끓인다. 

_ 기호에 맞게 쌀을 익혀 완성해 준다. 

_ 팬에서 덜어내기 전, 아보카도를 으깨거나 조각내 센 불에서 재빨리 뒤섞어 준다. 

_ 소금과 후추, 향신료를 첨가해 마무리. 








 오늘은 무엇을 먹을까요. 매일 차려 먹는 밥상에 딱 맞아떨어지는 기획은 없습니다. 다섯 개 들이 아보카도에서 두 개는 신나게 먹어치우고, 그 맛에 흥미가 시들해 갈 즈음 나머지 속이 시커멓게 물러갈지도 모를 걱정에 휩싸이기 시작했는데요. 지난 봄철부터 마당에 매달려 있던 마늘 꾸러미가 바닥을 드러내 보였고 냉동고 틈에서 해산물 덩어리를 발견한 날이었죠. 



 마늘 쪽을 자양분 삼은 푸른 싹이 양껏 오르진 않았지만, 겨울철 마늘의 모습이란. 올리브 사이를 스터핑 한 것처럼 마늘 한가운데 싹이 콕콕 박혀 있네요. 뭐, 약 처리를 하지 않은 반증이기도 하니 기꺼운 마음으로 손질합니다.



 저의 경험치에서 비롯된 '레스토랑의 맛'이란 바로 이 버터! 풍미 가득한 버터를 베이스로 요리하면 무엇이든 맛이 좋게 느껴지죠. 



마늘과 양파가 버터 사이를 휘저으며 반투명하게 익어가는 중이네요. 슬며시 풍겨오는 '레스토랑의 맛'



중간중간 올리브유를 부어가며 농도 조절! 



양파와 마늘이 반투명한 빛을 뗘갈 즈음 불린 쌀을 부어주면 됩니다. 



 리조토 맛을 좌우하는 것은 쌀의 식감인 듯. 물론 취향껏 익히면 됩니다. 알단테의 파스타 식감을 좋아라 하는 저는 고들고들한 식감을 위해 미묘하게 설익은 쌀을 양껏 시식 중이었죠. 



해산물을 넣기 전, 올리브유를 한 번 더 부어 내용물이 부드럽게 섞이도록 해 주고.  





 완성 직전의 리조토 앞에서 아보카도를 손질해 줍니다. 우려와는 다르게 거뭇거뭇한 현상 없이 '완완숙' 으로 숙성되었으므로 오늘의 리조토 요리와 퍽 잘 어울리겠군요!



 마지막으로 불을 올려 냄비를 뜨겁게 달구어 주면 드디어 완성입니다. 오, 아보카도로 인해 재료의 조합이 극적으로 먹음직스런 형태를 띄는군요!



흰 접시에 은근한 집착을 보이던 제가 옥빛 식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가진 컬렉션이 흰색 아니면 옥색 밖에 없다만;)



 셰프에게서 서버로 넘어오기 직전 주방의 미장센을 떠올렸던가요. 마지막으로 올리브유 한 스푼 두르고 각종 향신료와 소금으로 간을 잡습니다.


'레스토랑의 맛' / 해산물 아보카도 리조토




코끝으로 풍기는 레스토랑의 냄새.



음, 맞군요. 레스토랑의 바로 그 맛. 





 길을 걷다 보면 감각이 곤두서는 순간과 마주할 때가 종종 있다. 한 많은 이의 고성방가 혹은 나약한 읊조림에 가던 길을 멈추고 그 사연 속으로 빠져들고픈 충동을 억제하거나. 저기압이 내려앉은 어떤 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잿빛 하늘 사이를 가르던 짜릿한 섬광에 가슴이 뛰거나.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란 경구에 감복할 만큼 그야말로 우연히 스쳐간 그 무엇인가의 감촉이 하루 종일 살갗에 맴돌거나. 뒷골목을 타고 길 모퉁이로 흘러나오는 풍미에 코끝을 치켜세우고 지긋이 눈을 감으면, 어느새 감각의 세계가 펼쳐내는 은밀한 파티. 

 길 위에서 마주하는 감각의 영역은 쉴 새 없이 지각과 전이를 거듭한다. 길 위에 서면, 또 다른 나의 자아, 까진 아니더라도 이 세계 속에 실제로 놓인 나와 대면할 수 있는 것이다. 무작정 산책을 나서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

 나에게 어느덧 익숙해진 감각의 패턴이 있었으니, 바로 '레스토랑의 맛'으로 내면화된 그 냄새. 골목길 사이를 맴돌며 풍겨 나오던 고상한 향기. 대학 시절 짬짬이 레스토랑 서빙 아르바이트를 할 때다. 식사 중인 손님을 피해 주방 뒷문을 이용했는데, 한 블락 이상 떨어진 구역에 당도하면 그 일대는 이미 '레스토랑의 맛'이 점령한 뒤였다. 골목을 타고 흘러나오던 그 냄새는 주방 문을 열어쟂히기도 전에 이미 (감각이 나를 치켜세우는) 설렘 반, (정해진 시간만큼 육체노동을 지속해야만 하는) 중압감 반의 뒤섞인 감정을 끌어내고 있었다. 

 시간이 흘러, 레스토랑과 인연은 접어두고 있지만 길을 걷다가 골목길에서 그 고상한 냄새와 맞닥뜨리곤 한다. 주방의 분주한 손놀림과 서버의 공손한 접대, 그리고 그 '레스토랑의 맛'을 사이에 두고 예기치 못한 상호 작용이 오고 가는 자리가 오버랩 되어 오는.  

 음, 오늘 저녁엔 무작정 산책이나 나서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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