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와 여자 / 한수남

by 한수남


날씨와 그녀는 한 몸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비가 오면 뼛속으로 그 비가 스며들고

눈이 오면 눈동자 속으로 찬 눈이 스며드는


나이 들수록 민감한 여자

때로 일기 예보보다 정확한 여자


폭염이 오면

파리 모기떼 왕왕 달려드는 짐승의 눈물샘을 가여워하고


태풍이 오면

잠시 누웠다가 더 푸르게 일어서는 풀들을 그리워하며

한 포기 잡초가 되고 싶은 여자


지금은 여기저기 삭신이 쑤셔도

한때, 구름 사이로 보이는 푸른 하늘이었던 여자


마음만은 지금도

터져 나오는 시원한 소나기 같은 여자



사천 서포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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