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뉴 이어>(곽재용, 2021)
에피소드 나열 자체가 매력적일 수 없다. 이들을 붙들어 줄 수 있는 연약 하지만, 그럼에도 강력한 서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에피소드는 식상하거나, 산만하다. <해피 뉴 이어>는 크리스마스(새해), 사랑이라는 누구나 예상 가능한 희망을 큰 줄기로 삼는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세부로 뻗어 나간 이야기들마저 제자리걸음을 한다. 많은 인물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그 어떤 것도 매력적이지 못하다. 화려함도, 톡톡 튀는 발랄함도, 신선함도 없는 오래된 이야기를 눈속임으로 보여주는 듯하다. 2021년에서 2022년이라는 흘러가는 새로움이 아니라 2022년 만이 가진 유일한 새로움이 이 영화에 있는지 모르겠다.
(2022.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