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하지 않기
남걀사원은 맥그로드 간즈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혼잡스러운 거리를 지나 사원 안에 들어서니 비로소 평화로운 여유를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사원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아이를 데리고 온 티베트 엄마들도 많았는데 어린 아이들은 곁에서 놀게 두고 오체투지나 기도를 하고 있었다. 달이도 사원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과 금방 친해져 신나게 이리저리 오가며 함께 어울려 놀았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어린 아이들에게는 서로 문제 될 게 없어 보였다. 사원 안에서 만큼은 안전했기에 나도 마음을 푹 내려 놓고 편안해 질 수 있었다. 긴장을 풀고 평화로울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꿀 같고 소중한지. 맥그로드 간즈에선 매일 사원에 들렀다.
돌이켜 보면 인도 여행을 할 때마다 맥그로드 간즈는 꼭 찾았던 도시이다. 북인도 특유의 서늘한 기후와 우기 때마다 내리던 비, 어둑한 하늘과 눅눅한 공기, 빨래는 잘 마르지 않았지만 비 오는 날을 좋아하는 나에겐 그것마저도 좋은 인상으로 남아있었다.
이번 맥그로드 간즈에 머무는 동안은 이곳에서 매일오체투지를 108배씩 하기로 했다. 아이는 티베트 친구들과 놀고, 남편은 가만히 앉아 푸르른 경치를 감상하며 그렇게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했다.
맥그로드 간즈는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 도시이다. 오르막을 오르면 내리막을 만나고 편하게 내리막을 걷다 보면 이내 오르막이 눈앞에 나타난다.
우리가 묶고 있는 숙소는 낮은 지대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밥을 한번 먹으려면 반드시 오르막길을 올라가야 했다. 혼자서 천천히 길을 오르면 그 길이 그리 부담이 되지는 않았겠지만 워낙 길에 차가 많이 다니고 큰 개도 많아서 달이가 연신 안아 달라고 졸랐기 때문에 남편과 나는 달이를 번갈아 안으며 길을 오르락내리락 해야 했다. 그러다가 끝내 내 다리에 무리가 생긴 것 같다.
하루가 지날수록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예전에 한번 크게 삔 적 있던 오른쪽 다리에 무게가 계속 실리다 보니 탈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다리로 하루에 한 번 남걀 사원에 가는 것도 큰 여정이었다. 확실히 다리가 나빠지는 걸 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워낙 좋아하는 도시이기에 가만히 숙소에만 있기엔 아까웠다. 마음속에는 욕심이 커져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다 하고 싶은데 내 몸의 다리는 지쳤다 못 가겠다 했다. 속이 상했다.
남편이 혼자 계속 아이를 안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걷기가 힘들어지니 꼼짝없이 마음속에 꿈틀대는 욕심과 끊임없이 움직이려는 본능을 조우해야만 했다.
읽고 있던 책 ‘완전한 깨달음’에서는 어디론가 가려하지 않으면 지금 항상 도착해 있는 상태라고 씌어 있었다. 무언갈 하려 하지 않고 휴식 속에 있으면 자연히 드러난다고..
결국 내려놓음- 더는 무리하지 않는것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임을 받아 들여야 했다
그날 밤
잠시 멈추어 나를 고집을 내려놓고
가족의 의견을 들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