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적인 전직을 위해 기본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필수적 요소가 있다면, ‘옵션 사항’ 또한 존재한다. 필수 요소까지는 아니지만 본인의 가치를 올리는 데 유리하게 작용하는, 말하자면 ‘아이템’과 같은 요소라 할 수 있다. 수많은 요소가 있을 테지만 다섯 가지로 간추려 짚어보고자 한다.
첫째로 경력의 꾸준한 관리이다. 해당 직무와 관련하여 오랜 경력을 유지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만큼 유리하게 작용하는 요소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직무 이해 평가와 인성 평가 등 여러 평가 기준이 있겠지만 경력서를 토대로 한 직무 이해 평가가 무엇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따라서 해당 직무에 대해 오랜 기간 경력을 유지함으로써 적확한 이해를 하고 있는 지원자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또한 전술했듯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은, 해당 분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늘 공부하며 고민한 흔적으로서 평가받을 수 있기에 본인의 경력 관리를 증명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둘째로는 외국어 능력이다. 특히 탁월한 영어 구사 능력은 선택지를 늘림에 있어 상당한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실제 회화 능력을 차치하고 시험 점수만 놓고 본다면, 같은 점수대라도 한국보다 일본에서 훨씬 고평가를 받을 수 있다. 가령 토익 700점대만 돼도 지원할 수 있는 기업이 늘어나고 평가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토익 800점대 이상이 되면 거의 모든 기업에 무리 없이 지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한국에서는 800점대가 평범한 취급을 받는 것에 반해)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단, 무엇보다 실제 회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
셋째, 학벌이다. 정도의 차이는 존재할 것이나 일본도 엄연한 학벌 사회이다. 고학력, 좋은 학벌일수록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건실한 일본 대학(원)이나 해외의 유명 대학(원)의 학위를 갖고 있다는 점은 평가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모든 기업이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일부 일류 기업에서는 한국의 명문 대학 졸업자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고 알고 있다. 그만큼 학벌을 중요시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는 이야기다. 단, 이 부분은 개인적인 소견이니 어디까지나 ‘유리한 조건’으로서 참고로만 해두길 바라며, 학벌이 다소 좋지 못하더라도 전혀 기죽거나 겁먹을 필요 없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정작 중요하고 결정적인 차이는 결코 학벌에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넷째, 연령이 낮을수록 유리하다. 스포츠 선수도 재계약이나 이적을 할 때 나이가 어릴수록 높은 평가를 받는다. 이와 마찬가지로, 잠재력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높다고 여겨지는 까닭에 연령이 낮을수록 전직에 유리한 측면이 있는 것이다. 같은 조건의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40대보다는 30대가, 30대보다는 20대가 보다 좋은 위치를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마지막으로 적절한 전직 횟수이다. 사실 전직 횟수에 대해선 명시되어 있는 가이드라인이 있는 것도 아닌 데다가, 직종별로도 판단 기준이 상이한 까닭에 단정 지어 이야기할 수는 없다. 다만, 전직 횟수가 너무 잦다 보면 적어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우리는 선험적(반드시 경험해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기에)으로나마 알고 있다. 그렇다면 몇 번 정도가 ‘적절한’ 전직 횟수일까. 횟수를 명시한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참고가 될 수 있는 앙케트 자료는 있다.(참고자료)
리쿠나비 NEXT가 2017년 인사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조사기관:라쿠텐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전직 횟수가 3번째일 때부터 마음에 걸린다는 응답(전체 응답자의 40%)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말하자면, 1~2차례의 전직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3번째 전직일 때부터 뭔가 의심의 여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일 테다. 따라서 전직 횟수에 대해서 마냥 외면할 수는 없으며 적절한 관리와 대비가 필요하리라 생각한다.
(이 글에서 다루지 못한 전직 횟수에 관한 이야기는 기회가 되면 나중에 따로 작성하도록 하겠다.)
■다른 직종을 희망한다면?
직종을 바꿔 전직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며,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까닭에 전직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릴 수 있고 급여 등의 조건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니까, 일시적인 감정에 치우쳐 전직을 결정해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현 직장(직무)에서 해볼만큼 해봤는지, 이후의 경력과 생활에 대한 본인의 목표는 명확한지 진지하게 점검해보길 권한다. 아래 세 가지 내용을 토대로 성공적인 전직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1. 지원 직무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
본인이 이직하고자 하는 직무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과 이해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만약 엔지니어에서 사무직으로 전직하고자 한다면, 그냥 적당히 ‘사무직 중에 아무거나’가 되어선 안 된다. 인사, 총무, 회계, 구매, 기획 등 구체적으로 직무를 설정하고 어떤 업무를 하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는 파악해두어야 한다. 가령, 인사직에 지원했다면 인사 업무가 단순히 채용만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인재 개발(HRM, HRD), 인사 기획, 복리후생 등 다양한 업무를 맡고 있다는 것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경험이 부족한 분야에 지원했다는 점도 약점으로 작용하거니와, 직무에 대한 어설프고 추상적인 이해는 전직의 당위성을 전달하기 힘든 까닭에 치명적인 단점이 될 것이다.
2. 해당 직무에 대한 관심과 연관성
앞서 든 예와 같이 사무직으로 전직하고 싶다면, ‘왜 하필’ 사무직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하겠다. 그렇지 못하면 면접관을 납득시킬 만한 설득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다. 해당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꾸준히 관심을 기울였던 노력을 제시할 수 있다면 조금이나마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작은 경험이라도 자신과의 연관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한다. 가령, 관련 업계에서 인턴십을 했던 경험이라든지 해당 직무와 관련된 박람회나 세미나 등 이벤트에 꾸준히 참가한 경험, 자격증을 취득한 일 등 나름대로 노력했던 흔적들이 자신의 진심을 나타내는 근거가 되어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해당 직무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으며 특별한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어필하는 것일 테다. 관심 있는 이성에게 다가갈 때와 같이 조그마한 것도 놓치지 않고 어떻게든 잘 엮어 보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웃음)
3. 적절한 타이밍
인생은 타이밍이란 말이 있다.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게 되는데, 자신의 선택에 있어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늦지 않은 호기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일 테다. 조금이나마 전직의 가능성을 높이고 현실적인 타격을 줄이고 싶다면 ‘적절한 타이밍’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늦지 않게 전직을 결정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어영부영 흘려보낸 시간은 고스란히 면접관의 냉담한 반응으로 돌아올 수 있다. 예를 들어, 1년 경력의 엔지니어와 5년 경력의 엔지니어가 사무직으로 전직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물론 지원자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양할 것이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보면 1년 경력의 엔지니어가 상대적으로 젊은 까닭에 장기근속에 따른 커리어 형성이나, 업무 스킬과 노하우 전수의 용이함 등과 같은 ‘장래 가능성’ 측면에서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반면, 5년 경력의 엔지니어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기 쉽다. 짧지 않은 기존 경력이 있음에도 전혀 다른 직종으로 전직하려는 동기는 무엇인지, 전 직장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는지, 새로운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장래 가능성은 어떠한지 등, 넘어야 할 허들은 높아지기만 할 것이다. 물론 화려한 경력을 인정받아 새로운 직종으로 어렵지 않게 이직하고 좋은 대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다면, 고민의 범위는 확연히 줄어들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기존 경력을 인정받지 못한 채 모든 것을 ‘제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 본인이 감당해야 할 부담감과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으리라. 본인의 연령과 장래를 고려하여 전직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냉정하게 판단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사람마다 목표하는 것과 추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전직이 항상 옳다고는 할 수 없을 테다. 무작정 전직을 권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다만 앞서 전직에 대해 늘어놓았던 제언은, 전직이 본인의 가치를 높이고 삶의 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했던 것임을 밝힌다. 비단 ‘고연봉직’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현재보다 ‘좋은 환경’에서 ‘존경할 수 있는 사람들’과 ‘즐겁고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삶의 질을 향상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성공적인 전직을 원한다면 안이한 준비 자세는 경계해야 할 것이다. 왜 전직을 하고자 하는지 명확하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며 자신의 소양과 경력 또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그리고 혹여나 연봉 상승에 관한 막연한 환상이 있다면 기대를 버리는 것이 낫다. 경력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급여가 단번에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며 되려 연봉이 낮아지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평생직장의 의미를 찾기 힘든 시대라 하였다. 이제 이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 버렸는지도 모를 일이다. 현재의 직장에 만족하지 못해서라기 보다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본인의 가치를 입증하기 힘들 테다. 끊임없이 자신이 가진 것들을 돌아보고 부족한 것은 채워 넣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곳으로 전직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