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돌 성공의 치트키는 '아미밤'
너의 덕질일기7
기왕에 겉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그 얘기를 조금 더 해보겠다. 그녀가 처음 겉돌에 나설 때, 내 마음은 근심 걱정으로 가득했다. 살면서 콘서트장이라고는 가 본 적이 없는 나였기에, 도대체 그렇게 일찍 콘서트장에 가서 무얼 한다는 건지 이해불능이었던 것이다.
워낙 과잉보호(?)로 이름난 엄마라 딸아이의 첫 겉돌은 사실상 가족 나들이가 되어버렸다. 주말에 출근한 아빠는 버리고, 나와 큰 애, 그리고 당시엔 어린이집을 다니던 둘째까지 삼모녀가 출동했다. 뭐 하는지 궁금해서 따라나선 건 비밀!!!
첫 겉돌에 나서는 그녀의 표정은 흥분과 기대로 가득했다. 전날부터 뭐가 그렇게 챙겨야 할 것이 많은지 에코백에 물건을 챙기고 부산을 떨었다. 그러나 첫 겉돌에서 그녀가 수확한 전리품(?)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것은 가장 결정적인 무기이자 확실한 치트기를 두고 갔기 때문이다. 바로 응원봉인 아미밤이다.
일단 내가 살펴본 겉돌의 메커니즘은 이러하다. 트위터를 통해 나눔이 이루어지는 장소를 확인한 후, 시간대에 맞추어 해당 장소로 고고~~!! 나눔 하는 트친(트위터 친구)을 리트윗 하는 건 기본. 나눔에 필요한 인증을 위해 요구하는 물품 지참. 이때 아미밤 하나면 모든 인증을 무사통과할 수 있다. 다른 것이 없어도 어느 정도 넘어가지는 것 같다.
그 이후 그녀의 겉돌 패션은 날로 단출해졌다. 에코백에 응원봉 하나 챙기면 완료. 물론 콘서트나 시상식에 갈 때는 다시 물품의 숫자가 늘어나지만, 겉돌에서만큼은 뭔가 프로페셔널해진 그녀다.
약 3년여의 덕력을 자랑하는 그녀는, 이제 더 이상 겉돌 정도로는 긴장하지 않는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나 역시 겉돌 정도는 예사로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한 문제는 다른 데서 터진다. 어느 순간 그녀의 겉돌 일정이 너무 잦아졌다는 것. 국내보다 해외 활동이 많은 BTS인데 왜? 그것은 BTS로 시작된 그녀의 덕질 라이프에 '플러스알파'로 여돌이 추가되었기 때문이다. ㅠㅠ
그리하여 드디어 그녀의 덕질 라이프는 본격적으로 우리 집 생활비를 축내기 시작한다. 덕질의 1+1만큼 무서운 것이 없음을 느끼는 요즘엔, 그녀의 덕력 초기가 몹시도 그리워진다. 아~ 옛날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