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현병 동생을 둔 우울증 환자
동생에게선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묘한 냄새가 난다. 오랫동안 빨지 않은 빨랫감에서 나는 퀴퀴함과 먹고 남은 한약재의 쓰디쓴 단맛이 섞인 느낌이랄까? 여기에 가끔씩 코를 찌르는 지독한 향수 냄새가 그 위를 어설프게 덮는 날에는, 동생 옆에 서 있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고 속이 안 좋아진다.
냄새의 원인을 찾아보려고 시도했었다. 불쾌함을 참고서 동생이 늘 신고 다니는 검은색 스니커즈 안에 코를 박아보기도 했고, 그 아이가 입는 옷을 여러 번 빨아보기도 했다. 하지만 남의 발냄새 때문에 고역을 겪는 수고를 하고 세제를 조금 낭비했을 뿐 그 어디서도 동생의 냄새의 원인은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동생의 냄새와 더 가까워지고 싶지는 않아서, 이제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다.
동생은 혼자서는 위생 관리도 제대로 못하는 주제에 희한하게도 자기에게서 냄새가 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자기 나름대로는 샤워도 열심히 하고, 머리도 감고 - 제대로 하는 것도 아니지만 - 거기다가 냄새를 가리겠다고 숨 막힐 정도로 향수를 잔뜩 뿌리곤 한다. 하지만 결코 동생의 냄새를 감출 수는 없었으니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이 불쾌한 냄새는 바로 동생의 영혼 그 자체에서 나는 것이 아닐까.
내 여동생은 조현병 환자다. 발병한 지는 어림잡아도 십 년은 넘은 것으로 보이지만 정식으로 병명을 진단받은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나는 동생을 통해 한 명의 성인이 이렇게 속에서부터 썩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다소 모자라고 머리는 좋지 않을지언정 자기 앞가림은 하던 성인이, 지능 검사 결과 10세 정도의 수준으로 퇴화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면,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한 때는 나와 함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나도 놀랄 정도로 예리한 면을 보였던 여동생은, 이제 과거의 일일뿐. 지금 내가 접하는 상대는 자매의 우애를 공유했던 인간이 아닌 어딘가 낯설고 거대한 하나의 살덩이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 살덩이는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을 천천히 늪으로 끌어당기며 속에서부터 죽여나가고 있다.
여동생이라고 불리는 이 대상에 대해서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늘 혼란스럽다. 나 역시 심각한 우울증과 강박증, 그리고 불안장애로 오랫동안 정신과 약을 먹고 상담을 받은 입장이니, 동생의 병에 대해서는 가족 중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동생의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행위가 애정에서 비롯된 것인지는 나도 이제 의문스럽다. 아니 이제는 한 톨의 애정이라는 게 사라진 것 같다. 동생을 마주할 때마다 내 코 끝을 마비시키는, 그 정체 모를 악취를 피하고 싶을 뿐이다. 동생의 몸 깊숙이 박혀버린,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바로 그 악취. 그곳에서 이제 해방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