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버티고 설 자리

by 션샤인

“ 내게 버티고 설 자리를 마련해다오. 그러면 지구를 옮길 수도 있다. “


설마 지구를 옮길 일이 생길까. 그냥 인생에 딱 이것만 있으면 될 것 같은 어떤 요소. 내 인생에도 그런 게 있을까?


이태원 클래스, 인생 드라마 중에 하나다. 주인공인 박새로이는 요식업계 대기업을 상대로 싸움을 하는 인물이다. 대기업을 일으킨 회장이 쓴 책을 달달 외울 만큼 그 사람에게 비즈니스를 배우지만 전혀 다른 방식으로 그 사람과의 싸움에서 이기려는 무모하고 신념 있는 주인공. 신념을 지키려다 결국 고등학교도 중퇴하게 된 주인공 주변엔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은 온전히 박새로이 편이다. 박새로이는 자기 사람을 지키려고 돈도 포기하고 기회도 서슴없이 포기할 줄 아는 인물이다. “포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게 더 뭉클한 지점이다. 박새로이가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버티고 설 자리가 “아버지”였다면 아버지를 잃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그에게 버티고 설 자리는 함께 일하는 자기 사람이 아녔을까? 자기 사람을 대해는 박새로이의 선택들은 다시 보기 정주행을 해도 감동적이다.


박새로이.png https://blog.naver.com/greendahn/221888441470

나의 10대의 인생 주제는 외로움이었다. 나의 20대의 인생 주제는 커리어적 성공이었고, 30대는 중산층이 되는 거였다. 지금에서야 이 모든 것들의 중심에 사람이 있었다는 것을 다시 생각한다. 외로움을 이겨내는 것도 커리어를 잘 쌓는 것도 삶의 질적인 수준을 높이는 일도 “사람”없이는 불가능했다. 그것도 좋은 사람. 먼저 가본 사람도 좋지만 먼저 가봤더니 아니더라 라고 진솔하게 이야기해주는 사람들. 실패를 기꺼이 나눠주고 함께 좋은 방향을 고민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한 사람의 인생은 그 사람이 읽은 책이라고 한다. 책을 쓰는 것도 사람의 일. 30대 중후반 내 이름을 걸고 프리랜서로 읽을 시작 했고, 개인사업자에서 법인 사업자로 나름 발돋움을 하면서 사람이 명당이라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무엇을 선택하든 사람이 다다. 조금 버거 워보이는 일도 낯선 일도 믿을 만한 사람만 있으면 해낼 수 있겠다는 희망이 있다. 쉬운 일도 함께하는 사람이 탐탁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게된다.


나도 내가 버티고 설 자리가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돈도 아니고 명예도 아니다. 의지가 되고 의지가 되어 줄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 그 연결감 속에서 나는 뭐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다.


마음이 공허한 날, 일하기 싫은 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은 날마저도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누군가와 연결을 시도한다. 때론 일면식 없는 타인의 눈웃음과 미소에 기운이 솟기도 한다. 우리는 그렇게 연결되어 있고,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단, “진”이 중요하다. 진솔하고 진정성 있고 진실되고….


사람이 명당이다. 그리고 명당을 찾아다니는 시대는 끝났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자리가 되면 연결된 에너지를 따라 더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원리. 지구를 옮기기 위해 가장 시급한 건.

내가 좋은 사람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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