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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혜 교수 Feb 17. 2022

메타버스 in MICE 2편

“발칙한 상상력으로 ‘뉴비즈’ 창출하자”

[기고Ⅱ] 다가올 마이스시장과 메타버스 활용법

홍보용 플랫폼 활용, ‘사전경험’ 기대감 ‘UP’
전시회, 실제 제품·설비 ‘가상공간’에서 시연
“후원기업 스폰서십 유치, 더 설득력 있어”
NFT와 결합, 수수료 비즈니스사업 확장도


>>1편에 이어서


그렇다면 ‘메타버스 in MICE’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업계에선 여전히 메타버스에 회의적인 시선이 있고, 효용성과 가치가 검증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반면 세계 유수의 기업·기관들이 주목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마이스산업도 산 너머, 그 너머의 산까지 상상을 해야 대응할 수 있고, 또 새로운 기회를 활용해 뉴비즈니스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조금은 발칙한 상상력을 동원해 다가올 마이스시장을 예측해보자.


첫째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키는 ‘홍보용 플랫폼’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테면 홍보·체험용 메타버스 제작, 특별한 고객과 사전 프라이빗 미팅 매칭, 학습공동체 구축, 역사 체험, 버추얼 투어 체험 등 다양한 사전경험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현장에 오기 전까지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전경험을 통해 기대감을 올리고, 가슴 두근거림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본행사를 열기 전 pre-MICE 행사를 메타버스로 열어 기대감을 높이고, 참가자들의 사전 친밀도도 높이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 마치 우리가 3개월 후 예약한 여행을 기다릴 때,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으로 목적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처럼 오프라인 본행사에 참석하기까지 다양한 온라인 소통구조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장참가 기대감은 행사 충성도로 이어지고 더불어 ‘노쇼’도 줄이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 수 있다. 더 많은 참가자를 유인하고 확보하는 방안이다. 


행사 개최를 알리는 리마인드 이메일은 정보제공 이외에 큰 효과가 없다는 걸 이미 마이스업계 실무자라면 공감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장참가에 대한 기대감을 상승시키는 ‘홍보용 메타버스’ 구현은 의외로 많은 성과를 창출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아래 그림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을 활용한 사례로, 본행사에 앞서 중간평가 차원에서 진행한 사전행사였는데 실제 현장과 똑같은 회의장을 조성하고 아바타로 움직이는 경험을 통해 의외의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는 평가다. 줌(ZOOM)과 같은 정적인 플랫폼보다 훨씬 역동적이며 유희적 요소가 강하기 때문이다. 


게더타운에서 진행한 사전행사 세미나. 사진제공=윤영혜


둘째 전시회에서 기업의 참가효과와 성과를 높이는 수단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얼마 전 필자는 가상전시 플랫폼 ‘걸어본’을 론칭한 김덕은 징검다리커뮤니케이션 대표와 대화를 나누면서 메타버스가 마이스산업, 특히 전시산업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기회임을 엿볼 수 있었다. 마이스분야의 많은 이해관계자들은 ‘전시회만큼은 오프라인 효과가 더 클 것’이며, 절대로 온라인이 대신할 수 없을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전시회가 참가한 기업에게 홍보와 마케팅 성과를 창출할 핵심가치가 존재한다는 전제 하에 가능한 얘기다. 


단순히 오프라인 참가여부론 더 이상 참가기업과 바이어를 붙잡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메타버스를 활용한다면 이런 가정이 가능하다. ‘냉동장치 기계전’이라는 B2B 전시회가 개최됐다고 가정해보자. 대부분 냉동장비를 전시장에 갖고 오거나 팜플릿, PDP에 자사제품을 홍보하는 영상으로 바이어를 설득해 거래를 이끌어낼 것이다. 냉동장비를 제작하는 공장의 실제 현장 혹은 실제품의 장단점을 눈으로 확인하긴 어렵다. 이는 온라인, 오프라인 개최 간 큰 차이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타버스의 거울세계(디지털 트윈) 기법으로 실제 공장을 3D로 구현한 모습을 태블릿이나 어플로 보여준다거나, 구글 글래스를 활용해 실제 해당 냉동장비를 바이어가 설치하려는 곳에 시뮬레이션으로 넣어보는 기술을 활용한다면 전시회 성과는 얼마나 더 무궁무진해질 수 있을까. 발칙한 상상력을 무한 발휘할 때다.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건 전시회 참가성과에 의심을 품는 참가기업들의 만족과 재참가를 통한 충성도를 높이는 고도화된 전략이 될 수 있다.


셋째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이스분야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하다. 메타버스는 점차 인공지능, XR기술, 데이터 테크놀로지, NFT(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 Non Fungible Token) 등과 같은 범용기술 구현을 통해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아래 그림처럼 메타버스 시장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이유도 부가가치가 높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며, 경제활동의 범위가 확장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마이스도 이 세계에서 뉴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지 않을까.


급속도로 성장할 메타버스 시장규모. 출처=tvN 미래수업


이를 마이스시장에 적용해본다면 가상공간 사용료, 가상 회의실 인테리어 비용, 입장료, 아이템 사용료, 이벤트 등의 공간에 대한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베뉴를 가진 센터 혹은 유니크베뉴에서만 공간 비즈니스가 가능했다면, 메타버스 세상에선 누구든 고객이 원하는 가상 베뉴를 잘 구축한 곳이라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회의, 전시, 이벤트를 하고 싶을 것이다. 메타버스를 구축하고 있는 수많은 기업, 그러한 기업에 투자하는 거대 자본을 생각해보면 왜 모두가 이 시장에 열광하는지 알아야 한다. 또 그 안에서 이뤄질 비즈니스에 대해 무한한 상상력을 동원해 준비해야 할 것이다. 


마이스산업이 고질적으로 안고 있었던 물리적 한계 이슈를 어쩌면 메타버스 세상에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메타버스 세상에서 힘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오프라인의 가치는 계속 높아야 할 것이다. 최근 가상 부동산투자 플랫폼 ‘어스2’에서 강남 아파트 가격이 493% 상승한 케이스만 보더라도 결국 오프라인에서 브랜딩이 돼야만 메타버스에서도 가치를 가질 수 있음을 짐작해볼 수 있다. 지역의 컨벤션센터와 유니크베뉴들은 고유의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적으로 브랜딩에 힘써야 한다. 우리가 메타버스 세상에서 만날 모든 경험은 반드시 오프라인 경험을 기반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랜드볼룸에서 만찬을 즐기며 와인과 함께 스테이크를 먹어본 사람만이 메타버스 만찬장에서 기대감과 행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며, 그 경험과 가치에 대해 비용을 지불할 용의가 있을 것이다.


넷째 2020년 ‘버추얼서울’ 플랫폼으로 마이스행사를 기획·운영했고, 후원 유치(PPL형 광고, 입점 비즈니스)에 대한 확장된 기회를 엿보았다. 외국인 900명 이상 참가하는 국제학술대회였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에서 후원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이들이 홍보할 수 있는 공간의 무한성을 발견했다. 메타버스형 플랫폼 곳곳에 노출할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고, 컨퍼런스룸 혹은 라운지 곳곳에 입점하거나 가판대에 PDF, 영상으로 기업을 홍보할 수 있는 장소들이 무궁무진했다. 


버추얼 마이스행사 플랫폼으로 스폰서십 유치 제안서를 작성했는데, 기존 오프라인보다 더 많은 제안이 가능했다. 오프라인 행사는 배너, 프로그램북, 기념품 등의 특정 항목으로만 후원유치가 가능한 반면, 오프라인에 온라인 공간을 더하니 노출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후원 비용에 대한 정당성도 현저히 높아짐을 몸소 체험했다. 참가자 500명이 넘지 않는 중소형 행사가 많은 국내 마이스시장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이스행사를 오프라인 행사와 병행한다면 ‘참가자 제약이 없다’는 강력한 논리로 후원기업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상단의 비행기 이미지에 후원사 로고를 연결해 후원기업을 홍보할 수 있다. 출처=아시아테플(버추얼서울 플랫폼)


라운지 곳곳에 홍보판을 설치해 후원기업 홍보 포인트를 확장했다. 출처=아시아테플(버추얼서울 플랫폼)


다섯째 NFT와 결합을 통해 새로운 마이스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비트코인을 활용해 NFT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디지털 오브젝트, 작품전시, 저작권이 발생하는 유료콘텐츠 등 콘텐츠 상호 거래 생태계를 구축해 직접 판매까지 가능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NFT와 접목을 통해 쉽게 거래가 일어날 수 있게 하고, 시장의 거래 텀을 짧게 가져가며 수수료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코엑스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KIAF서울 같은 경우에도 NFT 미술거래의 가능성을 보여준만큼 이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 NFT 기술을 활용해 마이스시장에서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던 저작권 이슈 해결도 가능할 것이다. 전시회의 무단복제로 인한 기존 전시회의 피해현상, 학술회의·세미나에서 발표한 비밀자료에 대한 저작권 이슈를 NFT 활용을 통해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저작권이 발생하는 자료에 대해 NFT를 적용해 펀딩으로 이어지게하거나, 원작자에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해 마이스행사의 참가가치를 더 높일 수도 있을 것이다. 더불어 K-Culture의 바람이 점점 더 거세지는 요즘, 마이스행사 기념품 굿즈 제작 시, 엔터테인먼트와 융합해 NFT를 활용한 굿즈 제작을 하는 등 신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확장과 콜라보레이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비대면 선호’ 이면에 ‘오프라인’ 원해
“업계, 참신한 기획과 전략 가져야”


전쟁이 날 때가 돼서야 무기를 구매하는 게 아니라 언제든지 전쟁에 뛰어들어도 괜찮을 만큼 미리 무기를 준비해둬야 한다. 메타버스 세상의 문이 조금씩 열리는 이 시점, 마이스산업은 선제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해 뉴비즈니스를 만들 수 있는 수용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이제는 주최측에서 먼저 메타버스 활용 계획을 세우고 그에 대한 기획과 운영을 요청할 것이다. 메타버스에 대해 오프라인 행사의 경쟁자 혹은 위협자란 인식을 깨고, 마이스산업을 더 확장시키고 오프라인 현장으로 더 오게끔 만드는 촉매제 역할로 보며 이를 적극 활용할 전략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상상을 더해보면 마이스산업은 앞으로 메타버스 세계가 안정화돼 활성화된 사회에서 병폐로 나타날 비대면의 한계를 극복해줄 솔루션이 될 수도 있다. 인간은 양면성을 갖고 있어 비대면을 원하면서도 친밀도와 네트워킹을 위해 오프라인 만남도 원할 것이다. ‘페이스북’ ‘직방’ 같은 기업만 하더라도 오피스를 줄여나가면서 영구적인 온라인 출퇴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기에 임직원들의 네트워킹과 친밀도 향상을 위해 오히려 오프라인 워크숍이나 컨퍼런스를 개최할 것이다. 이때 마이스시장은 그 수요를 받아줄 참신한 기획력과 목표 달성, 성과창출을 도울 전략을 마련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를 비롯한 미팅테크놀로지를 논할 땐 이처럼 발칙한 상상력을 무한 발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완전히 오지 않은 세상이지만 발 하나 걸쳐보고 맛만 보아도 그 세상의 파급력과 영향력의 정도가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임은 틀림없다는 확신이 든다. 타 산업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비즈니스화 하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해야 할 뿐더러 테크기술 간의 융합으로 인해 상상에 상상을 더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음을 인지하고, 마이스산업 업계와 학계는 머리를 맞대고 하루바삐 발칙한 상상을 시작해야할 때다.


윤영혜 동덕여대 교수·글로벌MICE전공


* 본 내용은 이코노마이스에 실린 기사 내용을 브런치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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