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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nduwinetasting Jun 16. 2022

샴페인 마시기 전에 알아 두면 좋지, 뭐

mandu 와인 이야기 & 테이스팅 노트

샴페인 (Champagne). 그 이름을 듣는 순간 마음이 설렌다. 그리고 샴페인 코르크가 열리고 잔 속에 톡 터질 듯한 열망을 품은 액체가 담기면 들뜬 마음을 감출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잠시 이성을 붙들고 알아 두면 쓸데 있을 샴페인이 우리에게 (대놓고) 알려주는 것들을 놓치지 말자.


[(그림 1) 샴페인 뮈슬레 (muselet) 모으는 중]


먼저, 샴페인 레이블에 관심을 갖고 앞뒤를 살펴보는 게 좋다. 샴페인은 논 빈티지 (non-vintage)가 대부분이지만 비싸다 싶으면 빈티지 샴페인으로 연도를 별도로 표기한다. 논 빈티지 샴페인이 여러 해에 수확한 포도를 적절하게 섞은 거라면 빈티지 샴페인은 어떤 특정 해에만 수확한 포도로 양조한 것으로 그 해에 특성을 잘 보여주는 샴페인이라 할 수 있다. 특별히 작황이 좋은 해에만 양조하기에 공들인 티가 나는 샴페인이 탄생하고 샴페인 하우스의 수고와 열정이 담겼으니 가격이 비싼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물론 RM 샴페인 하우스 중 논 빈티지 샴페인이 여느 빈티지 샴페인보다 비싼 경우도 꽤 있다.)


그다음으로 블랑 드 블랑 (blanc de blancs) 인지 아니면 블랑 드 누아 (blanc de noirs)인지 살펴보면 좋다. 어떠한 표시도 없다면 가장 흔한 블랜딩이 샤도네이 (chardonnay), 피노 누아 (pinot noir) 그리고 피노 뫼니에 (pinot meunier)다. 이외에도 샴페인 양조 시 허용되는 포도 품종으로는 피노 그리 (pinot gris), 피노 블랑 (pinot blanc), 쁘띠 메슬리에 (petit meslier)와 아르반 (arbane)이 있지만 앞서 언급한 세 가지 품종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블랑 드 블랑은 화이트 와인 양조 시 사용하는 포도 품종으로만 만들어진 샴페인을 일컫는데 보통 샤도네이를 사용한다. 그러면 블랑 드 누아는? 그렇다. 피노 누아나 피노 뫼니에처럼 레드 와인을 만들 때 사용하는 포도 품종을 사용한다. 평소 샤도네이 마니아로 깔끔한 맛을 선호하면 블랑 드 블랑이 취향일 수 있다. 반면에 과실향이나 와인 구조감에 더 꽂히는 스타일이라면 블랑 드 누아를 더 선호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블랑 드 블랑 샴페인이라 할지라도 샴페인 하우스에 따라 그 맛과 향은 천차만별이다.           


[(그림 2~4) 샴페인 레이블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있다.]


빈티지나 포도 품종도 중요하지만 나는 데고르주망 (disgorgement)을 가장 먼저 보는 편이다. 데고르주망을 잘 표기하지 않던 논 빈티지 샴페인도 요즘은 표기하는 추세로 바뀌는 중이다. 이는 샴페인 양조 공정 중 하나로 죽은 효모 침전물을 제거하는 과정이다. 발효 중인 샴페인은 병목이 바닥을 향하도록 병을 뉘어 리들일 (riddling: 병을 주기적으로 돌려주는 작업)을 하면 침전물이 병목으로 향하고 크라운 캡 (crown cap: 맥주병 마개 모양. 코르크로 교체되기 전까지 임시로 사용하지만 샴페인 하우스 중에는 이 단계에서도 크라운 캡이 아닌 코르크를 사용하기도 한다.) 부분에 모인다. 크라운 캡 부분을 얼리면 몇 개월간 쌓인 침전물도 언다. 병마개를 열면 내부 압력에 의해 얼어붙은 침전물이 배출된다. 침전물, 다시 말해 죽은 효모를 제거해야 투명한 샴페인을 얻을 수 있다. 데고르주망과 도사쥬 작업 이후 코르크로 샴페인을 밀봉하면 거의 모든 과정이 끝난다. 데고르주망 날짜는 보통 샴페인 후면 레이블에 표시하며 이를 통해 와인의 숙성도를 가늠해볼 수 있다. 데고르주망 날짜를 토대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있고 톡톡 튀는 시트러스 (citrus) 계열 아로마가 지배적인 영한 샴페인보다 숙성 샴페인을 선호한다면 시음 시기를 조금 늦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데고르주망과 짝꿍인 또 다른 양조 공정은 도사쥬 (dosage)다. 침전물을 제거할 때 와인도 일부 손실되기에 와인과 당분을 추가하는데 이를 도사쥬 (dosage)라 하며 이때 와인의 당도를 결정한다. 도사쥬 또한 데고르주망 날짜와 함께 샴페인 후면 레이블에 보통 표기한다. ‘g/l’로 표시하며 우리가 흔히 보는 샴페인 스타일은 브뤼 (brut) 범주에 속한다. 일반적으로 브뤼는 6~15g/l이며 가장 드라이한 brut nature부터 가장 스위트한 doux까지 있다. 심플하게 brut는 드라이한 샴페인 sec은 달콤한 샴페인 정도로 기억하고 샴페인 레이블 전면과 후면에서 해당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이밖에도 친절한 와인메이커들은 더 자세한 정보를 레이블에 담는다. 프리미에 크뤼나 그랑 크뤼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 양조한 샴페인임을 강조하기도 하고 특정 지역을 부각시키기도 한다.  


알고 마시면 더 맛있는 샴페인, 기왕 마실 거 알고 마시자.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3952685&memberNo=4041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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