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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곰 Feb 27. 2020

역병에 대비한 아가 엄마의 일상

과학이 발전하고 세상은 점점 살기 편리해지고 있다. 반면 엄청난 바이러스가 줄지어 생기며

우리가 값없이 즐기는 신선한 공기와 위대한 자연환경은 점점 더 없어진다고 하니 우리가 그간 얼마나 행복한 세상에 살았던 건가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방문하면 맡을 수 있는 푸세식 화장실 냄새가 참 견디기 싫었지만 밤하늘의 별똥별을 세워가며 잠이 들 수 있는 언덕이 좋았으며 시냇물 소리 졸졸 흐르는 냇가가 좋았고 깡통에 불 넣어서 끈 달아 돌리는 쥐불놀이를 해도 혼나지 않는 들판이 좋았다.


그러나 지금은?
종이 태우면 신고가 들어가고 언덕에 누워있으면 누가 잡아갈까 무서워 우리 아가 어디 내놓지 못하며 미세먼지 가득해 창문을 여는 것도 아무 때나 할 수 없어 환기 타임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2020년 2월 오늘은?
지난달부터 이어지는 코로나로 외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마트에 물건 하나라도 사러 가려면 마스크에 비닐장갑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이것마저도 어려워 나와 주변 지인들은 마트보다는 마켓 *리 나 *로 네이처와 같은 새벽 배송을 애용한다.
반찬가게도 이용하는데 계좌번호를 받아 미리 입금하고 문 앞에 배송시켜 달라는 메시지를 남겨두었다.
동네에 자주 이용하는 카페나 레스토랑에도 함부로 갈 수 없으니 참 불편한 마음이다. 내가 찾아갔다가 혹시 확진자 판정이 나오면 그날로 내가 방문했던 곳은 문을 닫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니 어디 함부로 다니는 것도 죄가 되는 날이다.
그래도 오늘 하루 현실에서 예쁨을 찾아본다.
창문을 열어 신선한 공기를 맡을 수 있는 것이 행복이요, 아가와 커다란 창 너머로 자동차와 사람들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 행복이다.
파아란 하늘 아래 숨 쉴 수 있는 행복, 이 행복을 함께 느끼면 좋겠다.


대구와 각 지역에 계신 코로나 확진자와 다양한 증상으로 인해 스트레스받고 계시는 많은 분들이 하루빨리 회복되어 건강한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또한, 가정에서 아가와 씨름받는 아가 엄마들도 각자의 생활에서 즐거움을 찾고 긍정의 기운을 내뿜길 바란다.
내가 한숨을 쉬더라도 아가는 꼬물거리는 발가락 사이로 찾아온 행복을 만끽할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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