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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곰 Apr 02. 2020

여자는 아이 낳고 나면 다 똑같은 아줌마야

어머님, 저는 아니에요-

평소, 우리 어머님은 신식 어머님의 선두주자가 아닐까 생각될 만큼 며느리를 많이 배려해주시는 분이었다.
직장에서 일하는 나를 배려해 가급적 김장은 혼자서, 또는 아버님과 함께 했고 명절이면 음식 준비를 먼저 하시곤 우리를 맞이하는 날도 많았다.
어릴 적부터 엄마가 하는 집안일에는 관심이 없던 여자 아이라 요리를 배우고 싶은 생각도 없었고 제사를 지내는 집도 아니었기에 더욱 요리,  명절과는 거리가 먼 여자 사람이었다.
본래 종교가 기독교이기도 하지만, 결혼할 상대도 기독교 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제사를 지내기 싫기도 했고 제사 준비로 지친 맘 카페의 며느리들이 올린 글을 보고 있으면 답답해지는 내 마음을 생각해서다.


하루는 어머님과 어머님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 함께 있었다.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홀로 계신 어머님을 위로하기 위해 모인 자리인 걸로 기억한다.
결혼하고 3년 만에 만난 대부분의 어머님들이 태어난 아가를 보며 아빠를 닮았다고 했고 나에게는 결혼할 당시  한복 입은 모습이 참 예뻤다고 하셨다.
어떤 분은 “아직도 예쁜데 왜~” 하고 말하셨다.
마음의 소리로 “네~ 저 아가 낳고 다시 예쁘게 돌아가려고 운동도 열심히 하고 신경 쓰고 있어요” 말했다.


우리 어머님이 말씀하시길 “여자는 결혼하고 애 낳으면 다 똑같은 아줌마야~” 하는 게 아닌가.
아니, 우리 어머님처럼 신식 마인드를 가지신 분이 어떻게 그런 말을?
나는 출산하고 뱃살과 군데군데 뭉친 살을 빼기 위해 운동도 열심히 하고 틈틈이 글도 쓰고 배움의 장을 놓치지 않으려고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는데, 아줌마라니?
아줌마라는 말이 나쁜 말은 아니지만 아직 아가씨 이고픈 맘인가 보다.
그래도 어머님, 너무 심했어요.
다 똑같은 아줌마라니요...
저 골반도 다시 줄어들었고 밖에 나가면 아직 아가씨인 줄 알아요,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내 곁에는 젖먹이 아가가 있었고 나날이 무거워 내 팔뚝도 얇아질 틈이 안보였다.
 
다 똑같은 아줌마는 어머님 세대만 그런 거라고 알려드리고 싶다.
요즘 엄마들이 얼마나 열심히 배우고 운동하는데... 조만간 어머님과 운동 배우러 가려고 한다.
"어머님 저랑 함께 운동가요~~20년 묵은 뱃살 다이어트 도와드릴게요~!


- 아기가  7개월쯤 되면 살이 빠질 줄 알았는데 아직이네요. ^^;;; 조만간 살 뺐다는 글도 쓸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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