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의 얼굴
“쌤, CPR입니다!”
간호사 선생님의 다급한 목소리가 응급실의 정적을 깨뜨렸다. ‘오늘은 또 어떤 환자일까?’ 궁금증이 들기도 전에, 이미 몸은 침대 위 환자에게 향했다.
요양병원에서 심정지가 온 환자였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환자의 심장은 뛰지 않고 있었다. 시간과의 싸움. 황급히 교대로 흉부를 압박했다. 땀방울이 뚝뚝 떨어지는 순간에도, 레지던트 선생님과 흉부외과 과장님은 환자의 희미한 생명을 붙들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셨다.
마침내, 환자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희망일까? 아니, 모두가 알고 있었다. 오래가지 않으리라는 것을. 심지어 보호자조차 DNR(Do Not Resuscitate, 심폐소생거부)을 원한다고 했다. 겨우 붙들어 놓은 숨결이었다.
중환자실로 올라간 환자는 채 몇 분도 되지 않아, 결국 숨을 거두셨다. 의료진의 노력이 무색하게, 생명은 너무나도 연약했다.
학생 시절 실습을 돌면서, 그리고 지금 의사라는 명함을 달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죽은 사람, 혹은 곧 죽음을 맞이할 사람을 눈앞에 두면 늘 나의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나는 언제까지 살아있을까?
나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일까?
문득, 학생 때 사(死)학을 가르치던 법의학 교수님의 질문이 떠올랐다. “죽은 사람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교수님의 답은 명료했다. 답은 모든 사람들이 표정이 없다는 것이었다.
수백의 표정 없는 죽음 속에서, 단 한 번, 웃으며 죽은 얼굴을 본 적이 있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귀에 맴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