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바뀌면 마음도 바뀌는 마법
나를 지키는 날들의 요가 ③
매트 위에서 호흡하고 고요하게 명상하고 바삐 몸을 움직이기를 몇 달째, 나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었다. 나조차 눈치챌 수 없을 정도로 그 회복의 속도는 느렸지만, 마침내 내가 깨달은 순간에는 많은 것이 달라져 있었다. 나는 그저 매트 위에서 숨을 마시고 내쉬었을 뿐인데,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몸을 움직였을 뿐인데, 나는 달라졌다.
과거의 나는 내가 처한 불행들에 매몰되어 있었다. 늘 내가 속한 조직의 무능함을 혐오했고 그곳을 채운 열의 없는 이들의 무기력함을 한심스러워했다. 이들을 향해 세워둔 칼날은 대체로 나를 성실히 일하는 일꾼으로 만들어주는 원동력이 되었지만, 문제는 1년 365일 늘 화가 날 준비가 된 사람처럼 살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매트는 그런 나를 살살 달래주었다.
호흡하세요.
나를 관찰하세요.
미간의 주름을 펴내고 가슴을 느긋하게 펴보세요.
호흡 뒤로 이어지는 우르드바 하스타 아사나, 우타나사나, 아르다우타나에서 내 몸은 활력을 띠기 시작하고 플랭크, 차투랑가, 코브라를 돌고나면 몸의 힘이 길러졌다. 아도무카 스바나사나에서 맞춰지는 상하체의 균형에 익숙해질 무렵 내 표정은 제법 온화해져 있었다.
그저 1시간 선생님의 구령에 맞춰 행동했을 뿐인데 나는 어느새 얼굴 그득한 화를 걷어내고 가슴속 웅크린 분노를 내려놓고 수년간 얽힌 복잡한 감정에서 헤어 나올 수 있었다.
호흡의 위대함과 수련의 진정성을 나는 깨닫게 됐다. 몸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운들이 피어난다는 진리에 익숙해졌다. 우리는 흔히 마음을 강하게 먹으면 그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한반도 불굴의 의지를 배우며 자라났지만, 실은 몸이 단단해야 마음도 건강할 수 있었던 것이다. 건강해질 기회는 모두 빼앗긴 채 최소비용 최대 효율의 미덕을 지닌 노동자가 되기 위해 늘 긴장해야 했던 정신을 그제야 내려놓았다.
마음을 느긋하게 내려다 놓고 근육의 구석구석을 관찰해보는 것. 매트에서 일어나는 가장 기본적인 플로우, 수리야나마스카라가 내게 전한 마법 같은 진리였다.
나를 지키는 날들의 요가 ③ 수리야나마스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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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글로 보는 요가 수련
먼저 매트 앞에 두 발을 붙이고 설게요. 내 몸의 힘이 코어에서 나올 수 있도록 허벅지 사이를 꽉 붙여내고 엉덩이와 배꼽도 조여볼 거예요.
이제 숨을 크게 들이 마시고 두 팔을 머리 위에서 합장. 시선도 손 따라가요. 숨을 내쉬면서 내 상체를 숙이고 배와 허벅지 앞쪽을 붙일 거예요. 상체의 긴장을 내려놓고, 가능하다면 내 무릎 뒤편을 열어볼게요. 무리하진 마세요. 내 몸이 허락하는 만큼만 가볼게요.
이제 마시는 숨에 손끝 세우고 내 척추를 앞으로 쭉 뻗어가요. 시선도 앞을 바라볼게요. 한 손 한 손 매트 바닥을 짚고 두 무릎 구부려 하나 씩 뒤로 가져가서 플랭크.
배꼽과 엉덩이의 힘을 다시 꽉 채우고 기다란 사다리처럼 내 몸을 만들어 봤어요. 이제 팔꿈치를 구부려서 내 옆구리 스치며 내려가요. 발등을 누르는 힘과 함께 숨을 다시 마시며 상체를 끌어올릴게요. 다시 한번 엉덩이와 배꼽에 힘을 채워보세요. 나의 날개 뼈 사이는 조여 보세요.
이제 내쉬는 호흡에 내 엉덩이를 번쩍 들어 보세요. 손바닥 밀어내는 힘으로 내 꼬리뼈는 사선 방향으로 위로 끌어올려 볼게요. 그곳에서 우리 5번의 호흡을 유지하며 내 몸을 느껴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