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흔들리는 버스에서
라디오 방송을 들었습니다
장마철 대책이 흘러나왔습니다
벌써 거리는 습한 바람이 붑니다
비구름이 몰려오겠지요
어느 감독의 영화를 보고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감격해 기립박수를 보냈지요
화면을 가득 채운
높은 계단을 타고 내리는
폭포 같은 빗줄기는 효과적이었습니다만
반지하방들은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갑작스러운 폭우로 안에서 문이 열리지 않을 수 있다고
매년 되풀이되는
전문가의 매서운 소리는 귀를 잡습니다만
떠나고 싶어도 더 이상 떠날 곳이 없는
사람들이 있는 것
일상의 둑이 무너질까 두렵습니다
영화는 큰 상도 받았습니다만
트로피보다는
시작될 이 장맛비의 끝을 벌써 기다립니다
현실은 영화와 달리
감동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