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차장 Mar 28. 2022

Ep.1 중견기업 최부장은 나를 불편해했다.

즐거움, 의미, 그리고 성장


목요일 오후 두시반. 강남 테헤란로 블루보틀 커피숍. 최부장님을 만났다. 첫 미팅이라 가볍게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하는 찰나. 최부장님은 자기가 다니는 회사에 대한 깊은 회의감을 늘어놓았다.



"하아... 씨..x"


"네?"



"아! 죄송합니다. 오늘 회사에서 치인것 때문에 너무 생각하다 정말 결례했습니다. 이런 실수 하면 안되는데.. 다시한번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무슨일이셨길래 그정도셨어요..?"



"저.. 그게.."



들어보니 이러이러했다. 20년 넘게 혼을 쏟으며 다닌 회사가 당연하게도 단번에 자기 통수를 때렸다는 것.


"말도 마셔요. 진짜 저는 정치 이런거 하나도 모르고 앞만보고 달려왔는데.. 서서히 조여오더라구요. 자발적 퇴사자를 모집하니 어쩌니 하는데.."



그 뒤 내용은 안들어도 비디오. 회사가 나를 부품 처럼 쓰다가 이제 교체한다는 식이다. 수많은 고객들을 코칭하면서 나온 가장 많은 공통 분모이기도 하다.



회사는 누군가에 의해 제어되고 경영된다. 회사 대표 및 임원단의 비젼과 전략을 반드시 달성하기 위해 모든 직장인들은 결국  최부장님의 순간을 맞는다.



분명한 것은 어느 누구나 이러한 순간을 맞닥드린다는 것이며 모두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걸 수도 없이 지켜보고 응원하고 코치 해왔다. 지금도 고민하고 새로운 잡근방식을 고안하고 있지만 내가 내린 솔루션은 두 가지로 귀결된다.



  1.자신 안에 여전히 주무시는 거인을 깨워내고 현재 회사를 다시 씹어먹는 수준으로 자신을 성장시킨다.

  2.현재 환경내에서 벗어나는 플랜을 갖추고 기존에 머물러온 삶의 반경과 새로운 삶의 영역을 연결 시켜 액시트 시킨다.


"부장님. 제가 이야기 들어봐도.. 마음을 강하게 먹으셔도 될까말까인데.."



"그래도 거래처나 이곳저곳에서 간간히 연락은 와요. 자리있으니 뭐 같이 일해보자는 둥. 내가 필요하다는 둥"


같은 패턴이다. 핑계.


"그게 마약입니다. 그리고 그게 문제입니다. 진짜 문제."



"????"



"집중하셔야 할 부분에 생각이 포커스가 안되고 계세요. 이부분은 반성하셔야 하구요. 솔직히 그런 마인드와 정신상태 그대로는 어떤 것도 이루실 수  없죠."



"아.. 그러니까 그 나는 그냥 해본 소리긴 해요..."



"지금 공감을 원하실까요? 아니면 의견을 원하실까요?"



"아..음.. 공감살짝 의견도 조심스럽게.. 둘다.."



두번째 패턴 이다. 우쮸쮸 해달라.



"이렇게 제가 날카롭게 사고를 좁혀가는 방식을 좀 카피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회사밖은 지옥이죠. 명함에서 회사이름 빼면 시체잖아요 모두가."



"아.. 그쵸. 좀더 정신을 차리고 생각을 해봐야겠네요. 사실 대리때만 해도 회사에서 악명 높고 날카로운 실무자로 소문이 자자했었는데.. 허허"



"허허 그땐 그랬고 지금은요?"



(침묵)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누구보다 침묵을 싫어하는 나는 내가 주문하 커피를 홀짝 마셨다. 블루보틀은 초콜릿 잘만드는 네슬레의 브랜드의 소유라는 걸 아는 사람이 몇 있을까. 문득 해외로 MBA 갔던시절 네슬레 본사와 협업 프로젝트 제안 발표를 했던 기억이 스쳐갔다.


다시 최부장님이 말문을 열었다.


"저.. 사실 태차장님 말씀이 좀 불편하고 듣기 싫네요. 솔직한 심정입니다."



"네, 많이 불편좀 하시라고 말씀 드렸어요. 지금 불편하신게 미래에 쩔쩔 매며 살아가시는 삶보다는 가치있을것 같아요."



최부장님은 눈의 초점을 흐리고 창밖을 쳐다봤다. 테헤란로에는 빈 택시들이 도로변에 줄을 지어 서있었다.



그리고 나는 말을 이었다.



"부장님, 제가 하나 질문 드려 볼게요. 최부장님은 어떤 일을 하거나 뭐하고 놀때 제일 행복 하신가요? 2개만 말해보세요."



"글쎄요, 그냥 회사 직원들이랑 회식하고 티타임하고 그럴때 그냥 뭐 무난한 것 같구, 사실 요즘 집사람이랑 하도 싸워서.. 집안 분위기가 편안할때 행복 한것 같아요."



"그럼 집안에서 분위기가 좋고 안좋고를 어떻게 감지하시나여 좀 더 구체적으로!?"



"음.. 집사람이 웃고 있으면 일단 좋죠. ㅇㅏ들래미도 퇴근후에 저한테 와서 말 걸어주고 또 때론 열심히 공부하느라 책상에 앉아있는 모습 보면 든든 하기도 하지요."



"그러면 요즘엔 그런 모습이 그닥..?"



"네, 와이프도 신경질 심해지고 아들도 사춘기인지 오춘기인지 쩝 말도 안하고 그러네요."



"부장님 스스로에 대해서는 피드백 해보셨나요!? 사모님도 그렇고 아드님도 그렇고 그들이 왜ㅜ태도가 바뀌었을지?"



"음.. 그냥 사실 저도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제가 회사에서 짤릴 것 같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집에와서 아무말도 안하고.. 그랬나..?"



"사모님과 아드님은 인생의 의미를 어디에서 찾을지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의미요? 음.. 글쎄요. 그냥 회사 댕기고 먹여살리느라 의미갘은것 없이 기계적으로 산 것 같기도 하고. 사실 다 바쁘잖아요. 태차장님도 그러실것 같고.."



"진짜 바쁜 건지 바뻐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인지도 궁금해 지네요. 이런 부분들은 차차 이야기 해나가면 좋을 부분입니다.


추가적으로 가장 제가 관심을 두고 여쭤보고 싶은 건 바로 성장입니다."



"성장이요..? 엄.. 회사가 성장을 많이 하긴 했어요."



"최부장님 개인의 성장이겠지요. 성장하고 싶은 마음과 갈망 이라는게 누구에게나 있거든요."



"아 그렇죠..."



"사실 성장욕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있습니다. 잠시 우리가 외면할 뿐이지요."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는 서서히 마무리되었고.


3가지 관점을 체부장님께 심어드렸다.


즐거움.


의미.


성장.


프레임사고에 능한사람이 생존하는 시대다.


즐거움. 의미. 성장 프레임을 내가 만들었다면 거짓말이다. 이미 수십년전 심리학자들과 인사전문가들이 고안한 아주 유명한 이론이고 지금도 유효하다.



최부장님이 진심으로 자신의 한계를 깨고 나가시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