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진회 Sep 30. 2023

새롭게 선보일 렉서스의 모듈러 전기차 콘셉트

전기차 모델 전개 사례

https://motorillustrated.com/lexus-set-to-preview-advanced-modular-ev-concept/122589/



이전 글에서 자동차 회사들이 선보이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 대한 기사를 소개했습니다.


이번 글에선 렉서스 브랜드의 신규 전기차 콘셉트에 대한 기사를 소개하겠습니다.


2023년 10월 Japan Mobility Show에서 렉서스가 모듈러 바디 스트럭처를 포함한 차세대 전기차 콘셉트를 발표합니다. 전기차 콘셉트라고 했지만 단순 신규 모델 소개가 아니라, 렉서스의 향후 전기차 전개 전략을 소개하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기사 중에는 내용이 없지만, 도요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TNGA 활용하여 모델을 개발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후에도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 또는 전기차 전개 전략을 발표하겠지만, 다음 항목은 유념해서 기사를 읽으면 이해가 조금 편할 듯합니다.



1. 플랫폼 레버리지 활용 방식, 전기차 플랫폼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


초기 전기차 플랫폼은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을 변환한 형태였습니다. 당연히 높은 투자비를 써서 개발한 내연기관 플랫폼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을 것이고, 내연기관 플랫폼을 활용해야만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에서 사용했던 제품의 구성요소를 최대한 재사용 또는 공용화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 내연기관 플랫폼을 활용하니까, 전기차 자체의 성능이 떨어지고 (특히, 배터리 용량, 저장 공간) 원가나 생산성 측면의 문제가 생기니까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들게 됩니다.


즉,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으로 대응이 안 되는 모델을 신규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형태를 취한다는 거죠. 그렇다면, 신규 전기차 플랫폼의 적용 대상 모델은 무엇인가?


최근 소개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은 티어, 세그먼트를 가리지 않고 단일화된 플랫폼을 추구합니다. 모델 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티어별, 세그먼트 별, 모델 별로 플랫폼을 세분화하지 않고, 하나의 전용 플랫폼을 복수의 티어, 복수의 세그먼트, 복수의 모델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죠.


이 경우에는 플랫폼을 전개하는 방식이 크게 3가지 정도로 구분이 될 겁니다. 첫 번째는 엔트리 모델을 개발한 후에 상위 티어로 확대하는 방식, 두 번째는 최상위 티어 모델을 개발한 후에 하방으로 확대하는 방식, 세 번째는 가장 물량이 큰 모델을 만든 후에 상위, 하위 티어로 확대하는 방식이 있을 겁니다.


렉서스 같은 경우는 신규 플랫폼 적용 대상은 현재 렉서스의 RZ 모델로 한정하고, 2026년까지 라인업을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RZ (Radiant Zero) 모델은 전기 중형 크로스 오버 SUV 모델입니다. 현재 브랜드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최초로 활용한 모델인 RZ을 대상으로 하는 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향후에는 전체 라인업으로 확대할 때는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을 변형하는 형태가 아니라 전기차 전용 플랫폼 하에 전환하는 형태를 보이겠죠. 위에 3가지 방식에서 따져보면 세 번째 방식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모델 다양화를 위해서 어떻게 제품 플랫폼 전략을 운영할 것인가?”의 질문을 답하기 위해서 모듈러 아키텍처를 도입한다는 개발 방향이 언급될 수 있습니다. 사실 단일 플랫폼으로 다수의 모델을 대응한다는 것 자체가 모듈러 아키텍처를 전제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이야기입니다.


2. 전기차 모델의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두 번째 질문은 전기차 모델의 경쟁력 확보 방안에 대한 겁니다. 전기차 경쟁력 확보 방안은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영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배터리 영역은 다음 질문으로 치환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성능과 원가를 절감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향후 배터리 모듈 발전 방향은 무엇인가?”


배터리 모듈은 별도 로드맵을 수립하여 관리합니다. 배터리는 전기차에서 원가와 성능 면에서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져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생각하면 배터리 모듈 쪽의 계획이 시원치 않으면 해당 전기차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합니다.


렉서스의 경우는 우선 372마일 이상의 주행거리를 약속하는 원가가 낮은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적용하고, 현재 사용 중인 배터리보다 40% 정도 저렴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단기적으로는 먼저 원가를 절감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이후 2027년까지 621마일 이상의 주행거리를 자랑하는 전고체 배터리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소프트웨어 영역은 소프트웨어 플랫폼 상의 혁신이 있을 것이란 정도로 기사 상에는 간단히 짚고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영역은 가볍게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 테슬라 자동차처럼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가 운행한다고 할 정도로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기서 현재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전기차에 맞게 보완하여 사용할 것인지, 아예 신규로 전기차 전용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모델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다르다면 신규로 개발하던지, 기존 플랫폼을 사용한다면 하나로 표준화하는 것이 전기차 판매량을 증가시키는 데 있어서 원가, 리스크를 줄이고 개발 및 운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필수 요인이 될 겁니다. 소프트웨어 복잡도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모델마다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달라진다면, 그것을 관리하는 비용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투자비와 관리비가 분산되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자체의 경쟁력도 떨어지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습니다.


3. 전기차 생산성을 향상할 것인가?

아직 내연기관 차량 대비 전기차의 보급률이 떨어지고, 생산량도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는 것은 모델 당 투자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한 편으로는 원가를 최대한 낮춰야 하고, 또 한 편으로는 생산성을 높여서 물량이 증가될 때 그에 최대한 저비용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할 겁니다. 기사 상으로는 바디를 모듈러 스트럭처로 구성하고 그에 맞는 기가 캐스팅 적용한다고 언급되어 있습니다.


전기차 차량을 전면 모듈 (전기 모터, 스티어링, 서스펜션 하우징), 중앙 섹션 (배터리 팩 등), 후면 모듈 (추가 전기 모터, 서스펜션 셋업)로 나눈다고 합니다. 모듈러 디자인에서는 이 정도 규모의 모듈은 개발 모듈이 아닌 생산 모듈로 보고 있습니다. 즉, 생산 시 활용하는 모듈의 단위인 셈이죠. 제 생각에는 기가 캐스팅을 적용하기 위해서 정해야 할 최소 단위를 잡은 것으로 보이고, 그뿐만 아니라 3가지의 생산 모듈의 변형이 조합되어서 다양한 모델을 대응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사 상에는 표현되지 않았습니다.


여기 언급된 기가 캐스팅에 대해서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테슬라가 기가 캐스팅을 도입하여 생산성 향상을 달성했다고 하여, 테슬라가 아닌 기업들이 그것을 도입하는 것이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사실 테슬라 전기차 판매량이 높다고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모델 종류나 생산 대수는 기존 내연기관 중심의 자동차 회사 대비 갭이 큰 편입니다. 몇 안 되는 모델 종류에서 효과를 보는 기가 캐스팅을 도입하는 것과 기존 모델 종류가 많은 기업이 기가 캐스팅을 도입하는 건 다른 의미를 갖는 거죠. 어쨌든, 제품군을 아우르는 아키텍처, 아키텍처 하에 명확한 모델 전개 전략 하에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찾은 것이 기가 캐스팅이면 정답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고, 그게 아니고 타 기업에서 도입을 하니까 단순히 따라 하는 거라면 오답이 가능성이 높겠죠.


내연기관 자동차를 만들면서 쌓아둔 레거시가 있겠죠. 그중에는 전기차에서 버려야 할 것들도 있고, 유지해야 할 것도 있을 겁니다. 테슬라는 레거시가 없기 때문에 전기차에 맞는 고민을 하고, 전기차 중심으로 답안을 찾아가면서 자신만의 개발, 생산, 구매 방식을 찾아갈 겁니다. 그중에는 기존 업체들이 받아들여야 할 것도 있고, 자신의 레거시를 활용해야 할 것도 있을 겁니다.


그 외에 원가 절감, 물량 증대를 위해서는 공급망 재편, 생산 기지 재구성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겁니다. 기존 생산 기지를 유지하면서 신규로 생산 기지를 만들어야 할지, 기존 생산 기지를 전환해야 할지, 기존 공급망을 전기차에 맞게 어떻게 재편성할 지도 고민할 문제겠죠.





정리해 볼까요?


전기차에 관련된 기사를 읽을 때는 세 가지 질문의 답을 찾아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1. 플랫폼 레버리지 활용 방식, 전기차 플랫폼으로 어떻게 전환할 것인가?

2. 전기차 모델의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3. 전기차 생산성을 향상할 것인가?


결론적으로는 종류와 물량을 어떻게 단시간 내에 확대할 방안, 경쟁력 (성능, 원가)를 확보할 방안, 생산성을 향상할 방안을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기차 관련 기사를 읽을 때는 위 내용을 회사마다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염두에 두고 읽으면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주요 자동차 업체의 EV 플랫폼 현황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