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품이 표준품 다우려면
어린 시절부터 사용하던 프랭클린 다이어리엔 할 일마다 우선순위를 표시하는 칸이 있습니다.
중요도, 긴급 지도에 따라서 A, B, C, D의 우선순위를 매기고, 높은 우선순위의 일부터 하는 것이 원칙이죠.
그런데, 가끔 적어둔 일마다 ‘A’ 우선순위가 매겨진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어김없이 정작 당장 해야 하고 중요한 일은 빠뜨리는 경험을 갖게 됩니다.
우선순위 A, B, C, D를 매기는 것은 다음과 같이 일마다 처리 방식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A는 중요하면서 긴급한 일이므로 당장 해야 하고 반드시 완료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B는 중요하지만 당장 긴급한 일은 아닙니다. 미래 준비를 위해서는 꾸준히 해야 하지만, 만약 A 하기도 시간이 부족하면 나중으로 미룰 수 있습니다.
C는 중요하진 않지만 긴급한 일입니다. 최소한의 리소스로 일 처리를 하지만, 차후에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하는 일입니다.
D는 중요하지도 긴급하지 않은 일입니다. 시간이 정말 남는다 싶을 때 수행합니다.
우선순위를 매기는 건 일마다 차별을 두겠다는 것이고, 차별화된 기준에 맞춰서 일을 선별하여 수행하겠다는 것을 약속하는 겁니다.
표준품도 이와 동일합니다.
표준품으로 정하겠다는 건 비표준품과 차별화를 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표준품으로 선정하는 순간 비표준품과 다른 기준, 다른 절차로 일을 수행해야 합니다.
역설적이게도 표준품이 중요한 것은 비표준품이 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일반적으로 표준품을 선정한 후에 제품을 개발할 때 그것을 적용한 비율을 지표로 관리하는 데 “표준품 적용률"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전체 부품 중에 표준품을 사용한 비율을 산정한 지표입니다. 그런데, 이 지표 값을 올리겠다고 표준품을 늘리면 아마도 표준품 적용률은 올라가는 것은 물론 어떤 경우는 100%가 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모든 신규 부품을 표준품으로 선정하는 경우겠죠.
이런 경우는 지표는 개선이 됐으나,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표준품을 선정해서 관리하는 건, 동일한 사양을 요구하는 부품인 경우는 하나 또는 소수의 부품으로 한정하여 사용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품질 효과를 얻고자 하는 목적이 있을 텐데, 표준품 범위를 늘려버리면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저는 표준품의 총 수를 제한하고,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실적에 따라서 그중 상당수를 비표준품으로 돌리고 신규로 표준품을 선정하라고 권장합니다. 그래야만 표준품 관리가 용이하고, 표준품 관리의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아니고, 표준품 관리에 소홀하면 표준품 수를 점차 늘어갈 것이고, 그 안에 속성 정보는 정비가 안될 것이고, 원하는 사양에 맞는 표준품을 찾지 못하고 또 신규 부품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됩니다.
표준품을 관리하고, 그로 인한 효과를 얻겠다고 한다면 표준품 관리만큼이나 비표준품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합니다. 표준품의 총수를 관리하고, 그중 상당수는 실적에 따라서 비표준품으로 전환하고 비표준품에 대한 액션은 표준품과 차별화하여 수행해야만 제대로 된 표준품 적용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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