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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강 Mar 14. 2024

01. 아마존 팀장의 시선

"프롤로그"

최근 내가 아끼던 팀원 M이 룩셈부르크를 떠나기로 하여 송별회를 했다. 우선 팀원 M에 대해서 설명을 하자면 그는 아마존에 입사하여 세일즈 업무를 하다가 프로덕트 매니저가 되고 싶어 내 팀으로 지원한 친구다. 당시 디렉터가 추천한 인재였기 때문에 면접을 보기로 했었는데, 팀원 M은 면접 중 본인의 꿈이 언젠가 퇴사를 하여 창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아마존에 입사하여 세일즈를 배웠고 이제는 제품을 만들고 운영하는 프로덕트 매니저 업무를 배우고자 내 팀에 지원했다고 했다.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아는 이 친구가 나는 마음에 들었고 인터뷰를 마친 뒤 오퍼를 줬다. 팀에 합류한 팀원 M은 배우려는 자세를 잃지 않았고 나 역시 처음으로 맡은 팀원이기에 누구보다 많은 서포트를 해줬다. 그렇게 몇 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우리는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론칭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달성했다. 덕분에 이 친구는 다른 팀에서 눈독 들이는 훌륭한 인재로 거듭났다. 물론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팀원 M은 훌륭한 주인의식 (Ownership)과 고객에게 집착하는 (Customer obsession) 좋은 리더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를 참 좋아한다. 때론 듣기 싫은 소리일 수 있지만 필요한 이야기를 해주는 어른이 멋있었고 그 낭만이 좋았다. 나만 잘난 것이 아닌 후배들을 키워주고 더 좋은 기회를 제공해주는 모습을 보며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았다. 어느 회사나 간사한 정치질은 존재하고 때론 회사나 고객보다 본인의 이익을 위한 결정을 내리는 모습도 흔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었다. 삼성에서는 후배들을 걱정해주는 선배들이 있었고 아마존에서 만난 매니저는 진심으로 고객에게 집착하는 찐 아마조니언이었다. 그런 모습들을 보며 나 역시 개인의 이익만 쫓는 것이 아닌 진심으로 회사의 비전을 믿고 고객에게 집착하는 낭만적인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흥미롭게도 그 과정 속에서 낭만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되려 나를 더 돋보이게 해준다는 것을 깨달았다. 몇년 전 새로운 법이 채택되면서 기존에 존재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될 위기에 처했다. 유럽 총 책임 부사장은 각 제품 담당자들에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고민하고 의견을 내달라고 했다. 나는 팀원들을 불러 새로운 법에 대한 설명을 했고 내 생각을 전했다.


"물론 우리가 오랜 시간을 공들여 만든 서비스지만 이 법이 적용된다면 고객들은 보다 편리하게 제품을 구매하게 될거야. 고객과 회사를 위해 이보다 더 좋은 뉴스가 없다고 생각해. 그래서 나는 부사장에게 우리 서비스 운영을 멈추자고 이야기 할거야. 하지만 그 전에 너희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


조심스럽게 내 생각을 전했다. 혹시라도 팀원들 중 담당 서비스가 없어진다는게 본인 일자리에 위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에 더 조심했다. 하지만 그들의 반응은 내 예상을 벗어났다.


"다행이다. 나는 팀장인 네가 억지로 이 서비스를 운영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면 되려 실망했을 것 같아"


그들 역시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고 이와 같은 결정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꼈다. 그렇게 얼마 후 나는 부사장 보고에 들어가 우리의 생각을 전했다. 쉽지 않은 결정일 수도 있는데 고객을 위한 좋은 결정을 내렸다며 부사장 역시 우리의 결정을 칭찬했다. 특히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다른 팀들과는 다르게 빠른 결정을 내렸던 우리를 보며 높은 점수를 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얼마 후 그 법안이 변경되며 우리 서비스는 영향을 받지 않게 되었다. 되려 해당 서비스가 유럽 고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서비스 중 하나로 채택되어 채용이 어렵던 시기에도 새로운 팀원들을 채용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일로 인하여 우리 팀은 고객을 위한 결정을 내릴 줄 아는 낭만적인 팀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다시 팀원 M의 송별회로 돌아와보자. 떠나던 그는 그날 우리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내가 떠나는 이유는 다른 나라로 가야하기 때문이야. 될 수 있다면 우리 팀을 다 데리고 그 나라로 가서 같이 일하고 싶어. 나는 이 팀에서 일하면서 고객을 위한 옳은 결정을 하는 법을 배웠어. 고맙다"


팀장이 되고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팀원을 떠나보냈고 새로운 팀원들을 받아들이며 그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기도 했다. 팀장이란 개인기여자로서 낼 수 있는 임팩트를 팀이라는 매개체를 통하여 몇 곱절로 만드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팀원들을 통하여 성과를 만들려다 보니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과 배움이 존재했다. 그리하여 이번에 새로 시작하는 시리즈에서는 내가 팀장으로서 배웠고 경험한 내용들을 조금씩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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